RASKO의 삶을 통찰하는 시선

P.20 공경과 존중

by RASKO

오래전 대한민국의 풍습 중 하나는 나이가 어린 사람이 나이가 많은 사람을 무조건 공경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이었다. 그러나 공경과 존중은 나이 많은 사람에게만 한정되는 태도가 아니다. 나이, 성별, 출신, 위치를 불문하고 당연하게 지켜져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무례하고 예의 없는 사람들조차 존중하려 노력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정말 감당하기 힘들 만큼 무례한 사람을 마주할 때는, 내가 좋아하는 동물에 비유해서라도 그들을 최대한 좋은 시선으로 보려 애쓴다.

동물은 동물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듯, 인간도 그 사람의 본성과 삶의 조건 안에서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넘길 수 있게 된다. 동물에 비유하는 방식이 결코 만족스러운 해결책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여긴 끝에 도달한 태도다.


모든 사람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사회생활과 인간관계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삶 속에서, 이만큼 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 방법도 드물었다. 나의 이런 선택은 겸손하고 겸허한 태도를 유지하기 위함이기도 하며, 동시에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본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모든 내적 결핍에서 비롯된 타인을 해하는 행위에는, 또 다른 타인이 쉽게 헤아릴 수 없는 각자의 사정과 맥락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다고 모두 어른은 아니다. 그러나 어른이든 아니든, 공경과 존중은 인간이라면 마땅히 갖춰야 할 기본 태도다. 어른과 아이를 가리지 않고 서로를 공경하고 존중하는 일은, 인간이 바른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출발점이다.


나 하나가 뿌리는 작은 씨앗이 세상에 규칙과 인과를 만든다. 아무리 내가 하찮고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혹은 내가 높은 위치에 있고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인과는 예외 없이 작고 큰 사건들이 섞이며 세상을 만들어간다. 그 결과가 좋은 세상이든 나쁜 세상이든 말이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가정과 사회, 그리고 수많은 인과 속에서 만들어진다. 만약 세상에 대한 불만이 크고,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면 불평보다 먼저 인과를 떠올리는 것이 현명하다.


나는 누군가에게 무엇을 베풀었는지,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 그것이야말로 불평스럽고 불만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스스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불평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드물지만,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은 적어도 자기 세계부터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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