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도 짧지도 않은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저게 사람이 될까?" 했다. 처음엔 어벙하게 있다가 퍽치기를 당한 듯 그냥 억울하고 분했다.
그런 다음 사랑이에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
'화'라는 것도 기대가 있어야 가질 수 있는 사치스러운 감정이라는 것을 조만간 바로 알게 됐지만 말이다.
잔뜩 독이 올라 온몸에 힘을 뻗쳐대고 있어 봤자 돌아오는 건 몸살뿐.
화도 기대도 없어진 다음에서야 이해받지 못해 외롭게 서 있는 사랑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음으로 이해하기까지 또 시간이라는 것이 필요했다.
생각지 못한 경험은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감정과 마음들을 선물로 주는 것 같다.
경험을 하지 않고서는 결코 섣불리 말할 수 없음을. 절대 이해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했다.
왜 그토록 분하고 억울한 감정이 왔을까. 그때까지만 해도 사랑이에게 크게 뭘 바라지 않고 키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마음길을 따라가 마침내 알게 되었다. 그저 자기 삶을 살아가기를 바랐을 뿐.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정말 크게 뭘 바랐던 것이다.
스스로 살아가는 그 여정을 요동치는 감정이 아닌 따스한 해가 비치는 마음으로 지켜봐 주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미처 몰랐다. 어리고 미숙한 감정에 휩싸일 때면 "내가 진짜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싶었다.
부모라면 응당 내 자식 흠은 저기 저 깊은 동굴 속 상자에 넣고 자물쇠로 잠가버린다. 그리고 꺼내기는 넣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이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상자 속 이야기를 꺼내 들려주었다.
덕분에 공감으로 치유받고 용기 얻고 희망이라는 이름을 가져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따스한 해를 비춰 주는 진짜 엄마가 되었다.
지금도 어딘가에 자녀의 미친 사춘기 또는 방황으로 가슴에 돌맷돌 몇 개씩 올려두고 살아가는
엄마, 아빠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나만 혼자 겪는 일은 아니구나. 있을 수도 있는 일이구나.라고 한 번쯤 별거 아닌 듯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글 쓰는 저보다 더 많이 제 마음을 알아주시고 아낌없는 응원을 담뿍 주셨던 독자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사랑과 인내로 육아를 하고 계신 모든 분들 응원합니다!(저 포함~^^)
이후 소소한 이야기로 다시 찾아뵐게요~
[모범생의 핵 불닭 사춘기]_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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