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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 Jun 05. 2024

질문이 시작되고 삶이 복잡해졌다

화가 잔뜩 치밀어 오른 일이 생긴 지 이틀이 지났다. 평온한 정서상태는 아니지만 우야 됐든 오늘 할 일은 하고 살기로 맘을 먹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한 시간 남짓이면 될 일을 집에서 하면 이런저런 소소한 것들로 맥이 끊겨  2-3시간 잡아먹는 경우가 많아 세상 귀찮지만 가방을 싸고 발걸음을 옮겼다.


대충 한 시간 정도 지나니 정리해야 될 것들은 끝났다. 책을 부지런히 읽기로 마음먹었으나 요 몇 달은 도통 읽지를 못했다. 읽고 싶은 책이 있어 검색하니 마침 있다. 설마 하고 찾아봤는데 떡하니 있어 신났다.

이런 날은 또 그냥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대여를 하고 자리로 돌아와 목차를 훑고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았을 때 무릎을 탁 치는 깨달음을 얻었다.

오기 싫은 마음을 끌고 오늘 여기 오길 참 잘했다.


그다지 복잡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회가 하라면 하라는 데로 그것이 순응인지도 모른 체 순응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요 몇 년 사이 몇 가지 질문이 발현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머리속이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해졌다.


이놈의 실타래가 도대체 풀리지는 않고 헝클어진 정신머리는 어디서부터 시작  됐는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바로 지금 여기서 알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기 삶에 질문을 던지는 아이가 엄마는 왜 버겁기만 한지도 말이다.  질문이 시작되고 삶이 복잡해졌다. 하지만 나도 아이도 질문을 시작한 것이 나중에 후회가 덜 되는 삶을 사는 것의 시발점이리라.




우리는 대답하는데 익숙해져 있어서 문제다. 질문에 익숙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어쩌면 내 친구는 그동안 대답만 잘하는 삶을 살아온 건지도 모른다. 대답을 잘해서 전교 1등을 하고 대답을 잘해서 서울에 있는 명문 대학에 가고, 대답을 잘해서 대기업에 들어갔다. 어제 혼잣말처럼 했던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됐지?"가 아마 자신에게 진지하게 던진 최초의 질문은 아니었을까.


내 삶을 지배하고 싶다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리고 이건 조금이라도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학교에서부터 대답하는 삶을 시작하고 그렇게 계속 살다 보면 순식간에 나이 오십이 훌쩍 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는 대답의 세상이 아닌 '질문의 세상'을 살아야 한다.


_<<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중에서





사진출처: 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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