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는다는 것의 의미

자녀를 키우며 내려놓는다는 것이란

by 미세스유니

도대체 어디까지 내려놓아야 내려놓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아닌가 보다. 자꾸 화가 나니 말이다. 이틀 전 분노의 글쓰기 이후 여러 가지로 마음속에서 내려놓았다. 그런데도 아직 부족한가 보다.


내려놓다 보니, 아무것도 아이에게 기대해선 안 되는 건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내가 내린 답은 이렇다. '진짜 존재 자체만으로 만족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거구나.' 그랬던 적이 언제인가 생각해 보니, 2-3살까지 그랬던 거 같다. 그 이후엔 때로는 너무 가까이, 때론 거리 두기를 반복했다.


왜 그렇게 된 것일까? 내 삶에 아이가 들어온 이후에 내 삶은 없었다.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이 아이에게 향해야 했기 때문에 나만을 바라보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아이가 크고 보니, 이제야 조금 깨닫는다. 주위에서 먼저 아이를 키운 선배들이 이런 이야기를 종종 해줬지만, 나와 내 아이는 다르다는 생각을 이렇게 올곧게 이어 왔다. 그게 아님을 알았다. 조금 힘을 빼며 아이를 키우고, 대할걸. 너무 힘을 줘서 키우다 보니, 기대가 곧 실망과 분노로 이어지는 반복이 지속된다. 아이도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아닐 텐데. 태어나 보니 사람이고, 15년을 그렇게 사람을 살기 위해 노력 중일 텐데, 지금껏 나만 생각한 삶을 살아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내 삶에 내가 없어 이렇게 공허하고, 힘이 들 때가 있다.


그렇다면 난 이제부터 뭘 해야 할까. 15년간 힘을 주며 살아왔더니, 온몸과 정신의 근육이 뭉치고, 힘을 빼고 싶어도 빼는 방법을 모르겠다. 내가 택한 최근의 방법은 나의 신체와 정신 건강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아이에 대한 생각으로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그 생각에 사로잡혀 긴장이 되는 순간에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수화기를 붙든다. 그럼 또 곧 그 순간이 지나 어려움이 넘어간다. 그게 내가 이 시간을 현명하게 살아내는 방법이라 여겨 본다. 피하는 것이 아니라 넘겨 보는 것, 나와 내 아이 내 가족을 위해 그렇게 살아 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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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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