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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그 밤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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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새 Jul 21. 2024

진심 (2)

출처: AI 이미지


"나 앞머리 자른 거 모르겠어?"


"오늘 처음 봤을 때부터 알고 있었어, 잘 어울려."


"야, 사람이 말할 때 좀 진심을 담아서 해야지."


"사실 말하기 전까지는 진심이었어."


-박준, <계절 산문>중에서




 말하기 전까지는 진심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말하고 나면 

  너에게 진심이 아닌 것처럼 들리는 이유를 난 잘 모르겠어.


 진심을 가지는 것보다

 그걸 알아차리는 것이 어렵고,

 진심을 왜곡 없이 전달하는 것은 더 어려운 것 같아.


 진심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과 그게 부끄러워 숨기려는 소심함에,

 진지함이 답답하게만 느껴질까 봐,

 진심과 진심이 아닌 말들이 한 문장에 뒤섞였다.


너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했다. 

너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나에게 와서 무엇이 될까 봐.

차마 그대로 부르지 못하고, 

자음과 모음을 꾸깃거려,

장난스럽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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