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결정을 후회할까: 선택의 철학
메뉴판 앞에서 오랜 고민 끝에 고른 메뉴가 정작 나오고 나면 후회스러워진다. “아, 저 메뉴가 더 맛있었을 텐데.” 직업이나 연애처럼 인생의 중요한 선택에서도 이런 후회는 쉽게 따라온다. 왜 우리는 선택한 것보다 선택하지 않은 것에 집착하게 될까? 이 현상 뒤에는 후회, 자유, 그리고 인간의 불안정한 본성이 숨어 있다.
1. 모든 선택은 가능성의 상실이다
키르케고르는 “선택은 곧 포기”라고 했다. 우리가 하나의 선택을 하는 순간, 다른 가능성들은 사라진다. 선택하지 않은 길은 언제나 더 나아 보이기 마련이다. 그 길 위에 펼쳐졌을 수많은 잠재적 기쁨과 성공을 상상하면서, 우리는 지금의 선택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는지 확신하지 못한 채 흔들린다.
2. 선택이 많을수록 후회는 커진다
현대 사회는 무수한 선택지들로 가득하다.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는 이를 **‘선택의 역설’**이라 불렀다. 선택의 폭이 넓어질수록 우리는 결정을 내린 후 다른 선택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와 불만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결국 더 많은 자유가 오히려 불행을 초래할 수 있다.
3. 후회는 우리의 통제 욕구에서 온다
후회는 실수나 실패를 되돌리고 싶은 통제 욕구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항상 더 나은 선택을 했을 수 있다고 믿으며, 이미 지나간 과거를 바꾸려는 마음을 품는다. 하지만 지나간 선택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후회는 종종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집착으로 남는다.
4. 비교가 행복을 가로막는다
에픽테토스는 “행복은 외부의 조건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하는 법에서 온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내 선택을 타인의 선택과 비교한다. 남들은 더 나은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고, 나만 잘못된 결정을 한 것 같은 불안이 찾아온다. 이 비교가 후회라는 감정을 더욱 키운다.
5. 결론: 후회를 내려놓는 법
중요한 것은 완벽한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린 선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다. 모든 선택에는 후회가 따를 수밖에 없지만, 그 후회 속에서도 의미를 찾는 것이 진짜 지혜다.
다음번에 결정을 후회할 때 이렇게 생각해보자: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이 더 나았다는 확신은 어디에도 없다.”
“완벽한 선택은 없지만, 지금의 선택을 완성하는 건 내 몫이다.”
삶은 후회 없는 선택이 아니라, 후회 속에서도 성장해 나가는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