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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다희 Oct 27. 2024

왜 우리는 누워 있을 때 세상이 더 잘 보일까

왜 우리는 누워 있을 때 세상이 더 잘 보일까: 게으름의 철학


소파나 침대에 누워 있을 때 갑자기 인생의 본질을 깨닫는 것 같은 순간이 찾아오지 않는가? “아, 내가 왜 그랬지?”, “이 일이 결국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같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돌면서 세상이 이전과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놀랍게도 이런 순간들은 생각보다 의미심장하다. 누워 있을 때 떠오르는 통찰은 단순한 나태함이 아니라, 휴식, 무의식, 그리고 삶에 대한 탐구의 결과일 수 있다.


1. 게으름은 창의력의 시작이다


베르그송은 “창의성은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할 때 탄생한다”고 말했다. 바쁘게 움직일 때 우리의 뇌는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반면에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엉뚱한 생각을 할 여유를 갖게 된다. 게으름은 비생산적일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창의적 통찰이 탄생한다.


2. 무의식의 지혜: 억제된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프로이트에 따르면 우리의 무의식은 억제된 욕망과 감정들로 가득 차 있다. 누워서 몸이 편안해지고 외부 자극이 줄어들면, 억눌려 있던 생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평소에는 회피했던 문제나 감정들이 이때 자연스럽게 의식의 표면으로 떠오른다. 누워 있을 때 떠오르는 생각은 단순한 망상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의 진실을 엿볼 기회일 수 있다.


3. 움직임의 멈춤은 사유의 시작이다


고대 철학자들은 종종 산책을 하며 사색에 잠겼다고 하지만, 움직임이 멈출 때 깊은 사유가 시작되기도 한다. 누워 있는 순간, 우리는 삶의 속도에서 잠시 벗어나 정지된 시간 속에서 현재를 관찰한다. 이 정지는 지금까지 지나쳐 온 것들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 된다.


4. 게으름에 대한 두려움: 우리는 왜 쉬지 못할까?


현대 사회는 바쁘게 살아가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그래서 우리는 누워 있는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휴식이 인간의 본질적 필요라고 말했다. 게으름이란 단순한 나태가 아니라, 삶을 되돌아보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오히려 쉬지 못하고 바쁘게 사는 것이 더 비합리적일지도 모른다.


5. 결론: 누워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을 만난다


누워 있는 시간은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간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몸의 움직임이 아니라 마음의 움직임이다. 게으름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그러니 다음번에 누워서 딴생각이 들 때 이렇게 생각해보자:

“지금 이 순간 나는 나 자신과 가장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움직이지 않아도 괜찮다. 진짜 중요한 건 내 마음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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