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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다희 Oct 26. 2024

왜 우리는 택배를 기다릴 때 더 조급해질까

왜 우리는 택배를 기다릴 때 더 조급해질까: 기대의 철학


온라인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배송 중’이라는 알림이 뜨면, 우리는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왜 아직 안 오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 배송 조회를 반복하게 된다. 왜 택배를 기다릴 때 우리는 그토록 초조해질까? 이 작은 불안에는 기대, 소유, 그리고 시간의 심리가 숨어 있다.


1. 기대는 고통을 동반한다


스피노자는 “기대는 동시에 기쁨과 슬픔을 포함한다”고 했다. 원하는 물건이 내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 우리는 상상의 세계에 머무르며 행복을 꿈꾼다. 하지만 물건이 도착하지 않은 상태는 부족함과 기다림의 고통을 함께 준다. 택배가 곧 도착할 거라는 기대는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을 불안하게 만든다.


2. 미래에 대한 통제 욕구


택배를 기다리며 반복적으로 배송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우리는 미래가 불확실할 때, 통제력을 회복하려는 시도를 한다. 물건이 어디쯤 와 있는지 알아보는 행위는 불확실성을 잠시나마 줄여준다. 하지만 계속 확인한다고 해서 택배가 더 빨리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를 통제하고자 하는 우리의 욕망이 오히려 불안을 키우는 것이다.


3. 소유의 심리: 물건이 오기 전까지는 나의 것이 아니다


물건을 주문한 순간부터 우리는 그것이 이미 내 것이라고 느끼지만, 실물로 손에 쥐기 전까지는 불안함이 남는다. 장자의 철학처럼, 소유란 결국 관념에 불과하다. 물건이 도착해야만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는, 소유의 감정이 물리적 확인을 통해 완성되기 때문이다.


4. 기대가 커질수록 실망도 커진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은 얻기 전까지 원하는 것에 매달리고, 얻은 뒤에는 금세 싫증난다”고 했다. 택배가 도착하기 전까지 우리는 그 물건이 줄 기쁨을 상상하며 기대를 키운다. 하지만 물건이 도착하고 나면 그 순간의 기쁨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다. 기다리는 동안 상상의 즐거움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기대는 종종 실망을 동반한다.


5. 결론: 기다림의 시간을 즐기는 법


택배를 기다리며 조급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불안 대신 즐거움으로 채우는 방법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물건 자체가 아니라, 기다리는 과정에서 느끼는 작은 설렘을 누리는 것이다.


다음번에 택배를 기다릴 때는 이렇게 생각해보자:

“기다림도 즐거움의 일부다. 택배가 오기 전의 설렘을 충분히 누려보자.”


“소유보다 중요한 건 기대하는 순간의 행복이다. 지금 이 순간도 충분히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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