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다희 Oct 25. 2024

왜 우리는 회의 중에 딴생각을 할까

왜 우리는 회의 중에 딴생각을 할까: 집중력의 철학


회의가 시작된 지 10분도 안 되어 엉뚱한 생각에 빠진 적이 있는가? 중요한 안건이 논의되는 와중에도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하거나 어제 본 드라마 장면이 떠오른다. 왜 우리는 그 순간에 집중하지 못할까? 이 현상은 단순한 주의력 결핍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자유, 그리고 의미 추구의 욕망이 엮여 있다.


1. 자유에 대한 갈망: 집중은 억압이다


회의란 특정 주제에 따라 우리의 주의력을 강제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유를 갈망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딴생각은 그 회의의 규칙과 흐름에서 탈출하려는 무의식적인 저항이다. 지금 당장 중요한 주제에 얽매이는 대신, 나만의 생각 속에서 잠시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것이다.


2. 의미 없는 정보의 과부하


하이데거는 인간이 늘 의미를 찾는 존재라고 했다. 하지만 회의의 모든 내용이 의미 있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반복되는 정보나 형식적인 논의 속에서 우리는 **‘이게 꼭 필요한 이야기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딴생각은 그 순간 무의미해 보이는 정보에서 벗어나,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문제를 탐구하려는 본능일 수 있다.


3. 지루함의 진화적 기능


딴생각은 단순한 산만함이 아니라, 뇌가 지루함에 대처하는 방식이다. 뇌는 본능적으로 새롭고 자극적인 것에 끌린다. 반복적이거나 예측 가능한 회의 내용은 우리에게 충분한 자극을 제공하지 못하므로, 뇌는 스스로 더 흥미로운 주제를 찾기 위해 딴생각을 시작한다. 지루함은 곧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색하려는 창의적 충동의 산물일 수 있다.


4. 멀티태스킹의 환상과 주의력의 한계


우리는 여러 생각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고 믿지만, 연구에 따르면 뇌는 한 번에 하나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회의 중에 딴생각이 드는 것은 단순히 주의가 흐트러지는 것이 아니라, 뇌가 현재 상황과 더 흥미로운 생각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는 신호다. 결국 둘 다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게 되지만, 우리는 여전히 딴생각을 포기하지 않는다.


5. 결론: 지금에 몰입하는 연습


회의 중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딴생각에 빠지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는 것은 중요한 훈련이다. 몰입은 단순히 주의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가치 있다고 믿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그러니 다음번 회의에서 딴생각이 들 때 이렇게 생각해보자:

“이 순간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지루함 속에도 배울 점이 있다. 중요한 건 떠도는 생각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순간을 붙잡는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