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다희 Oct 24. 2024

왜 우리는 ‘다음 주부터 운동해야지’라고 말할까

왜 우리는 ‘다음 주부터 운동해야지’라고 말할까: 결심의 철학


새해가 되면 우리는 헬스장에 등록하고 다짐한다. “이번엔 진짜 꾸준히 운동해야지!” 하지만 이상하게도 운동은 늘 **‘내일’**이나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왜 우리는 이런 결심을 반복하면서도 쉽게 실천하지 못할까? 이 끝없는 미루기 속에는 인간의 욕망과 불안, 그리고 변화에 대한 심리가 숨어 있다.


1.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 분리된 자아의 딜레마


칸트의 말처럼 인간은 스스로 이성적 존재라 믿지만, 현실에서는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 지금의 나는 소파에서 편하게 누워 있고 싶고, **‘미래의 나’**가 운동을 열심히 하길 바란다. 하지만 이 두 자아는 엄연히 다르다. 오늘의 나는 당장 불편한 것을 피하고, 미래의 나에게 모든 책임을 미루는 것이다. 결국 ‘다음 주’의 나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


2. 작심삼일의 비밀: 성공에 대한 두려움


아이러니하게도 운동을 미루는 건 실패의 두려움이 아니라 성공의 부담일 수 있다. 니체는 “인간은 변화보다 안정 속에서 안정을 찾는다”고 말했다. 운동을 시작하는 건 단순한 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는 변화에 대한 기대만큼 두려움도 느낀다. 운동을 시작하고 꾸준히 하는 건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부담이기도 하다.


3. 즉각적 보상과 장기적 보상: 뇌의 게임


뇌는 즉각적인 보상을 좋아한다. 달콤한 디저트를 먹는 것은 지금 당장 행복하지만, 운동의 효과는 몇 주 뒤에야 나타난다. 이 불균형이 운동을 미루는 원인이다. 쇼파에서 넷플릭스를 보며 누워 있는 것은 당장 편안함을 주지만, 운동은 땀을 흘린 후에야 보상을 준다. 우리는 늘 당장의 즐거움과 미래의 보상 사이에서 갈등하며, 결국 손쉬운 쾌락을 선택한다.


4. 운동과 자기 위로: 미루기의 심리적 위안


“다음 주부터 운동해야지”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심리적 위로의 한 형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사람은 불안을 견디기 위해 합리화의 기술을 사용한다. 운동을 미루면서도 우리는 **“다음 주부터 열심히 할 거니까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미루는 동안에도 뭔가를 하고 있다는 착각을 통해 자기 효능감을 느끼려는 시도다.


5. 결론: 완벽한 순간은 오지 않는다


운동을 시작하기에 완벽한 순간은 없다. 중요한 것은 ‘다음 주’가 아니라 바로 지금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작은 시작이 거대한 변화를 만든다. 완벽한 계획보다 중요한 건 오늘 한 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해보자:

“내일이 아니라 오늘의 내가 나를 바꾼다.”


“변화는 결심이 아니라 행동에서 시작된다. 다음 주는 신기루일 뿐,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현실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