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를주는 오름과 감동을 주는 바다를 제대로 구경하며 걸을 수 있는 작가 주관적 평가 1 위 코스를 만났다.
오름이 세 개나 되고 바다색이 멋지다 했다.
오름이 높지 않고 각각의 특색이 있으니 꼭 올라가 보라고 했고, 바닷길을 걷다 보면 운 좋은 날 돌고래를 볼 수 있을 거라고도 했다.
전날 도착해 제철과일주스(카라향 몇 개를 무심하게 드르륵 갈아준다)를 맛있게 먹은 무릉외갓집에서 출발했다.
걸어온 길보다 걸어갈 길을 쳐다보니 보이지 않던 나무 한그루가 푸르게 펄럭이고 있었다. 마치 걸어가는 걸음 하나하나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처럼.
컨디션이 거의 정상화되었지만 오름 세 개를 하루에 오르는 건 자신이 없었다. 함께하니 걸어가 볼 수밖에.,.
맑은 날 녹남봉 위에서내려다보는 제주밭담은 굵고 또렷한 선이었다. 영양분이 충분해 보이는 밭과 밭 사이를 제대로 나눠주고 있었다.
신도포구로향하는 바닷가는 유난히 반짝였는데 한참을 쳐다보고 있자니 누군가가 말했다. 여기 돌고래가 나온다고, 여러 번 나왔었다고, 우리에게도 그런 행운이 생기길 기대하며 바다만 또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이 말 저 말 횡설수설하며 오토바이에서 내린 청년은, 우리 한 번 보고 구름 한 번 보더니
누나! 여기 돌고래 나와요 그런데 오늘은 4시에 나와요
했다. 돌고래가 나온다는 말은 믿고 싶었지만 4시에 나온다는 말은 믿을 수가 없었기에 아쉬운 마음을 바다에 휙 던지고 후일을 기약했다.
오르기가 쉬워수월봉이라고 했다. 무리 지어 초록으로 일렁이는 잡초도 멋있어 보이는 수월봉을 오르니 눈앞에 장관이 펼쳐지고 감탄사가 저절로 쏟아졌다. 날이 맑아 더 좋았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월봉을 지나 다양한 모습으로 이루어진 지질층을 자랑하는 자구내포구를 지나는 동안에도 다물어지지 않던 입은생이기정길로 들어서자 숨 쉬는 것도 잊어버린 채, 눈앞에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를 하염없이 내려다보기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