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권, 그리고 워라밸에 대한 생각들
프리랜서 마켓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더더욱 그렇다.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현재 재직 중인 친구들 절반 이상은 경력을 쌓은 후 프리랜서의 삶,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꿈꾼다.
그럼에도 이전까지 존재했던 ‘조직’의 필요에 의한 직업 시장을 완전히 버릴 수 없는 것은, 프리랜서로 자신의 것을 키워 성공시키는 일이 (두 가지 다 장단점이 존재하겠지만) 회사에 들어가는 일만큼이나마 힘들기 때문일까. 한 조직에 속하여 있다는 것, 그로 인해 느끼는 안정감이라는 감정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드는 것 같다. 그럼에도 프리랜서로 사는 것과 회사로 들어가는 것 둘 중 뭐가 더 수동적인 태도의 연장선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떤 방식이 되었든 간에 내 전문성을 준비해야 하는 게 맞다. 나는 사실 대학교만 졸업하면 어디든 스카우트돼서 떼부자로 살게 될 줄 알았다. 예전부터 '공대는 먹고살 걱정은 없다'라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미래가 보장된다는 개념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 것 같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공부하면 내가 원하는 스타트업을 손쉽게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세상에는 나보다 코딩을 잘하는 고등학생들도 너무 많다. 게다가 경력 2년 차 개발자가 프리랜서로 갑자기 전향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초기에 투입해야 할 터이다.
사실 본질적인 질문은 내가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나와 맞는 환경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든 적응력 있게 끼워 맞추어지면 좋을 테지만, 모두가 그렇지만은 않다. 또한 결국 일은 일이다. 즉, 프리랜서라고 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해도 수입이 꾸준히 들어오는 이상적은 상황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나와 맞지 않는 조건, 또는 이해관계자와 조율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내 시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 존재하지만, 루틴이 없는 삶은 개인의 선택권을 더욱 갈팡질팡하게 만든다. 고정된 계획 없이는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물론 지금의 나는 퇴사를 하고 다른 시험들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프리랜서와 인하우스 중 무엇이 나에게 더 맞는지에 대한 고민은 어쩌면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질문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나는 매일 아이스크림 5개씩 밀어 넣는 지방덩어리만 못하겠지? 그저 나를 알게 되는 질문을 계속 던져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