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홀을 계약하니 그다음 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스튜디오와 촬영 날짜를 정해야 했다.
우리는 여러 스튜디오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고민에 빠졌다. 요즘은 인물 위주의 깔끔한 배경을
많이 한다고 하던데 나는 배경이 다양하게 있는 곳이 좋았다. 인물 위주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유행하는 느낌의 스튜디오를 찾아다니고 몇 달을
기다려 촬영하는 분들도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 적당히 괜찮은 곳에서 알맞은 시간대가 있을 때 촬영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원래 스튜디오 촬영에 큰 로망이 없어서
“여기 아니면 안 돼!!!”라는 것도 없었다.
곧 겨울이 오기에 야외촬영은 추워서 싫었고
제주도까지 날아가서 촬영하기엔 체력이 버거웠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우리의 모습을 예쁘게 담을 수 있는 업체를 찾다가 알맞은 곳을 발견했다. 가격도 괜찮고 후기도 많은 업체라서 믿음직스러웠다. 그분도
사진 샘플을 보고 마음에 들어 해서 그곳으로 예약을 진행했다.
메이크업샵은 평소에 진한 화장을 하고 다니지 않는 내 스타일을 고려해서 색조 화장보다는 깔끔하고 맑게 화장해 주는 메이크업샵을 선택했다. 카페와 블로그의 여러 후기들을 보니까 나의 이미지와 잘 맞는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스튜디오와 메이크업까지 큰 문제없이 착착
진행되는 걸 보며 결혼 준비도 그리 어렵지 않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드레스, 이 항목은 생각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드레스의 종류는
너무 다양했고 내 마음은 너무 갈대였다.
우리가 상담받은 때가 행사를 하고 있던 터라 괜찮은 가격대로 드레스를 볼 수 있었다. 우리가 결혼식을
올리는 지역에는 두 업체가 유명했다.
깔끔하고 단아한 실크 드레스 맛집이라는 A업체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비즈 드레스 맛집이라는 B업체의 후기가 가장 많았다.
눈에 레이저를 단 것처럼 두 업체의 인스타 피드와
후기를 뚫어지게 찾아봤다. 두 곳 모두 드레스
퀄리티도 좋고 생각보다 종류도 다양했다.
얼마 전 결혼한 친구에게 지정 혜택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 드레스 투어 전 업체를 지정을 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비즈 드레스가 유명한 곳으로 가고 싶었으나 우리가 선택한 웨딩홀에는 깔끔한 실크 드레스가
어울릴 것 같았다. 다양한 드레스를 살펴보며
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내가 드레스를 입게 되는 날이 오다니...
웨딩드레스는 나와 다른 세상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내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며칠을 살펴봤지만 도저히 선택을 할 수 없었던 난
플래너님께 지정 혜택에 대해 물어봤다. 그러니 지정 혜택보단 박람회 특가에 주목해 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리고 투어비는 지원이 되니 모두 다녀보고 선택해도 늦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래 맞다. 드레스 투어 일정은 한참 남았으니 미리
골머리를 썩을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두 곳 다 가보면 될 것을 왜 이리도 고민했단말인가. 한 번뿐인 본식
드레스를 고르는데 아쉬움을 남기고 싶진 않았던 나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니 드레스 생각은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우리에게 급한 건 드레스가 아닌 결혼반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