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버릇
나는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운이 좋았는지 나의 작가 신청을 브런치팀은 바로 받아주었고, 예전에 저장해 놓은 글들과 함께 매일 새로운 글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바로 ‘통계’를 눌러 조회수를 확인하고 ‘알림’을 눌러 누군가 내 글에 ‘라이킷’을 남겼는지 챙겨보는 습관 말이다.
이건 아주 중독적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나는 아이폰의 화면을 눌러댔고 마치 주식창 확인하는 사람처럼 아침에 일어나며 한번, 화장실에서 한번, 자리에 일어나며 한번, 그렇게 시시때때로 통계를 눌러댔다.
거기에 한몫 더한 건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만든 블로그이다.
그 블로그의 조회수도 같이 집착하기 시작하면서 나의 정신없는 하루들은 시작되었다.
그러다 오늘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회수 확인하는 시간에 글을 쓰는 게 어때?’
좋아. 이런 생각에 도달한 나 스스로를 칭찬했다. 하지만 내 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아이폰을 두드리며 조회수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또 확인했으며 이것은 집착적인 광기에 도달하는 듯 보였다.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단순한 생각이었다. 언제나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 주변 사람들은 브런치를 이야기해 줬었다. 하지만 나는 먹는 브런치나 알았지 이런 플랫폼이 있는지는 몰랐다.(왜 알아보지도 않았을까?)
그러다 시간이 지나 정말 나의 글을 남길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렇게 이곳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글을 올리며 생각했다. 그렇게 차곡차곡 나만의 글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무엇인가 결실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건 나의 순진한 생각이었다.
브런치라는 곳에 올린 내 글이 누구든지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나는 조회수와 라이킷에 집착하기 시작했고, 아무도 내 글을 읽어주지 않는 순간이 오자 좌절해버리고 말았다.
그렇다. 나는 이곳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초심과 다르게 내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내가 쓴 글에 대한 반응이 궁금하다는 건. 하지만 24시간 조회수와 라이킷에 빠진 나의 모습은 흡사 2014년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의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2014년. 그때의 나는 호기롭게 대출까지 땡겨 주식을 시작했다. 그리고 초심자의 행운이 따른 건지 처음부터 돈을 벌어버렸다. 이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나는 눈이 돌아버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익이 나지 않았다. 초심자의 행운은 그렇게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의 수익이 없자 초조해진 나는 9시부터 장이 마감하는 시간까지 매일 호가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벌게지도록 말이다.
그 시간에 종목 분석을 하고 시장 상황에 대한 파악을 했으면 좋았을 것을… 이제와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바보 같은 짓이었다.
2022년. 나에게 다시 역사가 반복되고 있었다. 나는 새로운 것에 집착하기 시작했고, 간절함을 담아 그것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또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나의 시간은 허무하게 지나가고 있으며, 나 또한 지쳐가고 있었다. 2014년에는 주식으로. 2022년에는 브런치로.
알면서도 하기 힘든 일이 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그것이 간절하고 소중해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인간의 마음이 담긴 일 말이다.
어제는 조회수 0이라는 좌절스런 결과를 보고 하루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단 며칠 만에 소진되고 말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제 앞으로 어떡해야 할까?
2014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 생각을 하고, 정리할 수 있었다.
나는 그때보다 경험이 쌓여 있었고,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 빠르게 지금의 상태를 스스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조회수를 또 확인하고 싶어 손이 간질거린다. 이런…
당신도 조회수에 집착하는가? 내가 그랬던 것처럼?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그렇게 나의 광기 어린 손가락은 또다시 아이폰을 두들길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 더불어 나는 빠르게 안정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고 조회수에 집착하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갉아먹기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니 알고 있다.
이 글을 빌어 내가 처음 가졌던 그 목표를 잃지 말자 다짐한다. 글 쓰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을 실천하는 것. 나만의 글을 작성해보는 것.
이것이 브런치를 통해 내가 가지고 싶은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