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 헬스장 가기

무료 PT

by 관리비

오늘은 4일의 연휴 중 3일째인 월요일이다.

나는 헬스장 회원권을 양도받아 이용하고 있는데 이 헬스장은 한 달을 끊으면 월 2회 PT를 시켜주는 그런 아주 좋은 곳이었다.

그리고 어제 나는 담당 트레이너와 오전 10시에 만나 운동을 하기로 약속을 해놓은 상황이었다.


그렇다. 나는 누누이 말하지만 다이어트 중이다.

그렇기에 먹을 것을 나름 조절하고 운동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렇게 날이 밝았고, 일어나 운동복을 입은 나는 헬스장을 향했다.

조금 일찍 도착한 나는 천국의 계단이라는 유산소 운동을 아주아주 가볍게(레벨 1로 10분간) 하고 폼롤러를 하며 트레이너를 기다렸다.


경쾌한 인사와 함께 나의 트레이너는 도착했고, 오늘은 어디를 운동하고 싶냐고 물었다.


“상체요.”


그렇다. 나는 무조건 상체다.

사실 다이어트의 목적 달성이 있기 전에 우선해야 할 목표가 있다. 그것은 바로 겨울철 추운 날씨에 두통 없이 보내는 것이다.

지난겨울 너무나도 괴로운 겨울을 보낸 나는 그 고통을 다시 겪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바른 자세가 필요했고 그러기 위해선 상체운동이 필요한 때였다.


나의 트레이너는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지난번에도 상체, 지지난번에도 상체, 만날 때마다 나는 상체를 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흡사 비둘기가 ‘구구구’를 반복적으로 외치는 것처럼 나는 ‘상체 상체 상체’를 외치는 것이다.


그렇게 나의 상체 사랑은 시작되었고, 트레이너는 상체를 조지기 위한 새로운 기계들을 알려주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틈틈이 나누며 나의 등을

조지고, 또 조졌다.


트레이너를 만나고 30분 후 운동이 끝났고 나는 더 이상 추가적인 운동을 할 수 없었다. 버스카드를 카드단말기에 데려면 이제 운동은 그만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팔을 올리지 못해 나는 카드를 입에 물어 카드단말기에 데야했고 그건 매우 볼썽사나운 모습이었을 것 이다.


정도를 지키며 무사히 집에 돌아온 나는 무엇이든 뜯어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집 앞 편의점을 지나치지 못하고 신상 크림빵을 샀으며 어젯밤 꺼내놓은 육개장과 갈치구이를 정성 들여 데우고 구웠다.

밥 한 덩어리를 먹은 그제야 나는 인간다워졌고 우아하고 품위 있게 신상 크림빵을 마저 먹을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나는 또 어떤 꼴을 하고 있었을지 상상도 안 간다. 그저 지금의 품위를 지킬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나의 오전 시간은 신상 크림빵과 마무리하였고 운동 후 자제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족욕을 하기로 했다.

이제 내 발은 팔팔 끓어오르는 물에 많이 적응한 것으로 보였지만 발목은 그러하지 못한 것 같았다. 발목 위 부분이 타오르는 거 같았고 매우 따끔거렸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나는 두통이 싫은 다이어터였고 편의점 신상 크림빵은 너무 맛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직장인이기 전 다이어터로의 삶을 충실히 살았다. 하지만 정말 수상한 점은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빠지지 않는다면 살보다는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기도해본다. 뱃살은 빠지고 머리카락은 빠지지 않기를.

그럼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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