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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Dec 04. 2023

우린, 지금 여기에 있어요.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에크하르트 톨




우리의 하루는 대부분 '무의식' 속에서 살아간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기까지, 과연 우리는 하루를 얼마나 의식하며 살아갈까?

특히나 반복되는 일상일수록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씻고 회사에 가는 일, 

퇴근 후 밥을 먹는 일, 잠에 들기까지 일상의 대부분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껴지는 건, 삶이 무의식적인 행동이 많아지기 때문이 아닐까. 




어디 행동만 무의식일까, 무의식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 생각의 대부분은 무의식적일 때가 많다. 나도 모르게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끌어오게 되고, 나도 모르게 지난 날의 실수에 대해 곱씹게 된다.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할수록 우리를 비웃듯 더욱 강렬하고 오래 내 안에 머무른다. 

'이 불안은 너의 것이야.'

'이 후회는 너꺼야'




나는 지금, 여기 있는데 내 생각과 감정은 과거와 미래에 있다. 과거에 가면 후회로, 미래로 가면 불안으로 나는 매번 왕복한다. 내 몸은 지금, 여기 있는데, 내 생각과 감정은 과거와 미래에 있다면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지금,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의 저자 에크하르트 톨레는 말한다. 

'지금, 여기, 현존하라'고.



'지금, 여기'에 존재하지 못하게 하는 건, 에고의 불안 때문이다. 에고는 우리의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원하는 이상향에 도달하기 위해 더 많이, 더 크게, 더 더더 채우라고 속삭인다. 남들이 인정할 만한 대학은 나와야 하고, 최소 월 300만원 이상의 급여를 벌 수 있어야 하고, 적당히 진급도 해야하고, 30평대 아파트에서 살아야하고, 유행하는 옷을 입어야하고, 남들에게 인정을 받아야하고... 중요한건 에고의 속삭임에는 만족이 없다. 죽을힘을 다해 남들이 인정할 만한 대학에 가면, 또 다시 인정할 만한 직장에 취직해야하고, 취직하고 나면 인정 받기 위해 애를 쓰며 진급해야하고, 30평대 아파트도 얻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형상'에 전복되어 버렸다. 형상이 우리에겐 전부이다. 형상을 더 아름답고 크게 보이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쓴다. 그러나 톨레는 말한다. '형상'은 없어지는 것이라고. 정작 우리가 애쓰며 지켜야 할 것은 '없어지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고. 그것은 자아실현도 아니고, 높은 자존감도 아니다. '없어지지 않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본질'이고, '존재'이고 '현존'이다. 


우리 자신을 회복하는 길은 형상에 있지 않다. '에고에 파묻혀 삶으로부터 멀어진 우리 자신을 지금 이 순간으로 데려오는 것'이다. 우리는 성공을 미래에서 찾는다. 미래의 꿈꾸던 삶을 이루는 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공은 '지금 이 순간' 결정된다. '지금, 여기'에서의 목적에 부합한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성공이다. 



지금 나는 오랜만에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았고, 할 수 있을 만큼 글을 써 내는 것이 지금 나의 성공이다. 누군가는 출근해서 자기 몫의 일을 해내는 것이 지금, 그의 성공이다. 출근해서 자리에 앉아도, 일을 맡겨도 지금 여기에 있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미래의 불안과 과거의 후회에 머물다 그들은 마지 못해 일을 처리한다. 부정적인 에너지만 쌓이고, 그 부정적인 에너지는 주변으로 흘러간다.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을 읽으며, 진동을 느꼈다. 그동안 불안과 후회로 고통스러워했던 내 삶에 살포시 손을 얹어주는 느낌이랄까. 그것은 내가 아니다. 불안과 후회는 내가 아니다. 하루에도 수만번씩 스쳐가는 나의 수많은 감정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왜 나는 그것에게 자아를 부여했을까. 왜 굳이 애써서 흘러가는 감정을 붙잡으려고 했을까. 




지금, 여기에 머무를수록 우리는 더 단단해지고, 말할 수 없는 평화안에 머무를 수 있다. 그것은 무엇을 애써서 더 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냥, 내가 있는 지금 여기로 오면 된다. 모든 생명의 본질은 평화와 자비이다. 그 속에 충만함이 있고, 영원한 생명이 있다. 밖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내 안에 있는 것이다. 과거와 미래에서 길을 잃고 헤메이는 우리의 의식을 지금 여기로 초대하자. 너는 지금 여기 있다고, 그곳에 있는 건 너가 아니라고, 지금 여기서 나와 함께 평화롭자고, 은총의 자리로 나를 데려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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