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만남과 시작
처음 만난 그들은 차가웠다.
에어컨을 틀었지만, 환기를 위해서 창문을 강제로 개방한 채 고속도로를 달려와서였을까, 거칠고, 무겁고, 날이 서 있었다.
나는 그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형식적인 인사치레로 “반갑습니다”라는 말을 건넨 뒤, 짐을 옮길 장소와 숙소 편성, 그리고 시간 계획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는 동굴 같은 버스를 빠져나왔다.
‘어떻게 해야 하나…’
예상은 했지만, 그보다 더한 낯섦과 거리감이 느껴졌다. 걱정이 커졌다. 하지만 어쩌랴. 이끌고 가야지. 그것이 내 임무이자 책임이었다.
개인 짐을 보관하고 숙소를 정한 다음, 각 모의반별로 인원을 분산 수용했다. 우리 군단 기동반에 다시 수십 명의 낯선 얼굴들이 자리에 앉았다. 개인별 직책을 부여하기 전, 그들이 누구인지, 어떤 상태인지 먼저 알아야 했다. 다른 군단과 기능반에서는 시간이 없다고 서두르고 있었지만, 나는 의도적으로 시간을 비워 그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먼저 이곳의 상황과 제한사항, 그리고 우리가 맡은 임무를 간략히 소개했다. 하지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최대한 편안하고 부드럽게, 즐기는 듯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끌었다. 그리고 한 명씩 돌아가며 어떻게 선발되었고, 현재 상태는 어떤지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전... 휴가 중에 불려 들어왔습니다.”
“어제 당직 근무하고 오늘 바로 차 타고 내려왔습니다.”
“내일모레 중요한 집안 행사가 있는데... 아쉽습니다.”
“다음 주 기대하던 하계휴가였는데 이렇게 여기 와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나라도 화가 났을 것 같다. 계획되지 않은 임무에 갑작스레 투입되었을 때의 당황스러움, 그리고 개인적 일정과 희생. 대부분이 하사에서 중사, 중위급의 초급간부들이었기에 이 상황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에 너무 버거웠을 것이다. 그들의 말을 들으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 순간,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공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서서히, 그리고 잔잔하게 그들에게 다가가려 했다.
“대신해서 여러분께 미안합니다.”
그 말 한마디에 담긴 마음이 전해지길 바랐다. 지금 이들의 마음속에 쌓인 분노와 혼란을, 명령으로가 아니라 감정으로 나누고 싶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시점에서는 임무를 부여하거나 모델 조작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전혀 의미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 말과 태도에서 그들이 진정성을 느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말투도 조금은 풀어진 듯했다. 그날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4시간 중 무려 2시간 30분을 그렇게 공감의 시간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 개인별 임무를 부여하고, 짧게나마 모델 운용 방법에 대해 교육을 실시했다. 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 즈음, 나는 조용히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목표 기준을 10이라고 할 때, 나는 여러분에게 2만 요구할 겁니다. 오늘 우리가 숙달한 것으로 기준 1은 이미 달성했어요. 내일 하루 동안 열심히 준비하면 충분히 기준 2는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오늘 여기까지 오느라 피곤했을 테니 푹 쉬고, 내일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납시다.”
그들의 얼굴에 서서히 안도감이 번졌다. 경계심이 풀리고, 긴장이 조금씩 녹아내렸다.
이제 그들과 함께 싸워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