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급에 필수인 체력등급(#4)

기본을 먼저 해놓고 다른 것을 해야 한다.

by 사선에서

야전에는 꼭 이런 부류의 간부가 있다.


축구는 엄청나게 잘하지만, 체력검정은 늘 2급이다. 이유를 물어보면, 3km 달리기를 잘 못한다고 한다. 배드민턴 실력은 수준급이라 군수나 시장 주관 민간인 대회에서 메달과 부상을 받았다고 자랑하지만, 체력검정은 역시 2급이다. 푸시업을 잘 못한다는 이유다. 탁구는 전국 2부 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정도인데도, 체력 등급은 2급이다. 이번에는 윗몸일으키기가 약하다는 말이 돌아온다.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에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투자한다. 일과 시간 중에도 유튜브를 보며 섀도우 스윙을 연습하고, 일과 후에는 동호회에 가서 연습에 몰두한다. 다음 대회가 코앞이라 시간이 없다며 밤 9시~10시까지 운동한 뒤 귀가해 휴식을 취한다.


지휘관의 시선에서 이런 간부를 보면 마음속 깊은 인상이 새겨진다.


‘군인으로서 마땅히 준비해야 할 기본을 외면한 간부’


나는 여러분의 취미 활동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취미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군 전투력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군인의 본업은 취미가 아니다. 군인은 전시에 사격과 기동으로 적보다 한발 앞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먼저 죽는다.


그래서 체력을 강조하는 것이다. 체력검정에서 특급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한 점수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투에서 이기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런데 배드민턴 금메달이나 탁구 우승으로는 그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여러분의 지휘관은 이런 기준에서 여러분을 관찰한다. 그런데 체력검정은 2~3급에 머물면서, 금메달을 들고 자랑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지휘관 중 과연 누가 긍정적으로 평가할까? 기본을 먼저 갖춰야 한다. 체력에서 특급을 받은 뒤에 금메달을 자랑하라. 순서가 바뀌면, 여러분이 바라는 성과를 얻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는 단순히 등급이 낮아서가 아니다. 금메달을 들고 자랑하는 여러분의 모습에서, 군인으로서의 임무를 망각한 채 자질을 상실한 간부로 비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특급을 받은 뒤 금메달을 자랑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군인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팔방미인 간부로서 부대의 위상을 높이는 주인공이 될 것이다.


기본을 먼저 해놓고 다른 것을 해야 한다.


순서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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