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제시인
박제시인
졸작 詩 한 편에다 그림을 곁들여서
깔맞게 표구한 뒤 거실에다 걸었더니
수년째 액자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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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 브런치에서 쫓겨나게 생겼다.
무얼 시작하면 진득하게 해야 하는데...
가끔 이런 워닝의 메시지가 고맙기도 하다.
스스로 돌아보게 하니까... ㅎ
이것저것 벌여놓고 수습을 못하면 쓰겠나... 싶기도 하고...
한동안 창작의 환경 속에서
나름 집중하며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냈다.
우연한 기회에 얻은
몰입의 장소에 갇혀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몇 편은 건졌으니까.
지난해 이맘때부터 진도에서, 또 장생포에서
어쭙잖은 작가 흉내를 냈다.
좋은 경험이었지만,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닌 듯싶다. ㅎ
그분들이 존경스럽다.
암튼 좋아하는 것 다 할 수 있도록 인도하신 분이 계셨으리...
내가 믿는 신이 그러하셨을 것이고,
우리 부인의 허락하심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잠시 창작의 시간은 멈추었지만...
이참에 다시 돌아보련다.
언젠가 휙, 갈겨쓴 '박제시인'이 문득 떠오른다.
난 지금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걸까?
그 의문에 답을 구하며...
모드를 전환해서
조금은 딱딱한 '국가안보론'류의 서적을
곁에 두었다.
지금은 이것이 먼저라고 말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