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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길 Jan 24. 2024

저 빙천(氷天) 열릴 때까지 준설의 꿈을 꾼다

- 겨울강

겨울강



빙점(氷點)은 가장자리에,

아직 비어있는 강


중심으로 중심으로 향하는 결빙의 속도


신기루, 신기루 같은

산들이 지워진다.



마주 선 출렁임이

서로 맞닿는 순간


나지막이 몸을 뉘이고

달을 헹궈내는 강


저 빙천(氷天) 열릴 때까지

준설의 꿈을 꾼다.



- 시집 '화석지대'(2016, 지혜) 중에서


꽁꽁 언 겨울강 이미지 -출처: K-water 블로그



강은 계절 몇을 건너 겨울에 왔다.


강은 알고 있다.


하늘도 기분에 따라

맑다가, 흐렸다가, 우레와 함께 쩍쩍 갈라지다가, 

꺼억꺼억 울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저 크고 변화무쌍한 하늘을 담아낸 강이 

잠시 얼음 커튼을 치고 동면에 들고 있다.


스스로 하늘이 되어보는 것일까?


아니면 저 빙천(氷天)이 열릴 때까지

새 계절들을 담아내기 위한 넉넉한 바닥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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