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강
빙점(氷點)은 가장자리에,
아직 비어있는 강
중심으로 중심으로 향하는 결빙의 속도
신기루, 신기루 같은
산들이 지워진다.
마주 선 출렁임이
서로 맞닿는 순간
나지막이 몸을 뉘이고
달을 헹궈내는 강
저 빙천(氷天) 열릴 때까지
준설의 꿈을 꾼다.
- 시집 '화석지대'(2016, 지혜) 중에서
꽁꽁 언 겨울강 이미지 -출처: K-water 블로그
강은 계절 몇을 건너 겨울에 왔다.
강은 알고 있다.
하늘도 기분에 따라
맑다가, 흐렸다가, 우레와 함께 쩍쩍 갈라지다가,
꺼억꺼억 울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저 크고 변화무쌍한 하늘을 담아낸 강이
잠시 얼음 커튼을 치고 동면에 들고 있다.
스스로 하늘이 되어보는 것일까?
아니면 저 빙천(氷天)이 열릴 때까지
새 계절들을 담아내기 위한 넉넉한 바닥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