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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Apr 12. 2024

Chater3.(3) 우리가 사는 세상

‘신(神)'의 존재를 의심하고 서서히 홀로서기를 결심하다. - 서부유럽 

CE 11세기 십자군 원정의 실패에 이어 CE 12세기 중반 유럽 전역에 불어닥친 흑사병 대유행은 유일신 중심의 세계관에 균열을 가져왔습니다. 신을 참칭해 온 성직자들 조차 이 무시무시한 전염병 앞에서는 꼼짝하지 못하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은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이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의 1/3이 감소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노동력이 귀해지면서 농노, 소작농들의 가치와 지위가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게다가 이들 중 일부는 아예 도시로 이주하여 중개 무역에 종사하면서 경제적 부를 축적하면서 '부르주아' 라는 새로운 계층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신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을 넘어 스스로의 주체적 의지에 주목하면서 문화적으로는 르네상스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단테의 <신곡>,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등의 문학작품,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등의 예술작품 등이 바로 이 시기에 만들어졌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인간 중심'의 관점을 각 작품들에 담아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한꺼번에 바뀐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시기 기독교 주류의 관점이었던 천동설이 틀렸음을 알고 있었던 코페르니쿠스는 탄압이 두려웠던 탓에 드러내 놓고 그것을 이야기하지 못했고, 그 이후 지동설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갈릴레이는 종교 재판을 받는  탄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¹


마틴 루터 독일어 성경 (CE1668), cc0 image, 위키피디아  커먼스

그렇지만 한번 시작된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 입니다.  인간중심 사조 속에서 세상의 이치를 객관적, 과학적으로 살펴보려고 하는 시도들이 거듭되면서 그를 뒷받침하는 기법 또는 기술들이 속속 출현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세상을 뒤 흔들만큼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구텐베르크가 CE15세기 중반 개발한 금속활자 인쇄기입니다. 마틴 루터가 당시 라틴어로 되어 있었던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고 바로 이 인쇄기를 이용해서 독일어 번역 성서를 발간했습니다. 이는 당시 독일어를 사용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성직자의 도움 없이 예수의 발자취를 스스로 읽고 해결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마틴 루터는 타락한 가톨릭교를 향해 CE1517년 95개조 반박문을 발표하였고 이것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면서 종교개혁으로 이어졌습니다. 교황의 치세 하에 있었던 신성로마제국의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의 군주와 부르주아 계층들은 점차 부조리하고 타락한 가톨릭교의 그늘에서 벗어나길 원했는데 그들에게 루터의 주장은 매우 좋은 명분이 되었습니다. 이런 움직임에 가만히 있을 가톨릭 세력이 아니었습니다. 천년 이상 힘을 다져온 구교 세력의 힘은 견고했습니다. 




베스트팔렌조약 체결 이후의 유럽, CC3.0 image by Olavhose, 위키미디어 커먼스

하지만 신교를 지지하는 네덜란드, 보헤미아, 덴마크, 스웨덴, 프랑스 등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힘겨루기는 '30년 전쟁(CE1618~CE1648)'이라는 유혈충돌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베스트팔렌조약(CE1648)을 통해 신교 국가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끝이 났습니다. 조약은 근대사적으로 주요 유럽 국가들 간의 지리적 경계를 정하고, 국가 외교 관계가 형성될 있도록 최초의 국제법적 계약이라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²


중세를 넘어서서 근대로 이어지는 시기 유럽 사회는 이처럼 스펙타클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 중심에는 구교 세력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신을 향한 맹신에서 벗어나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석하고 사고하려는 인간중심적 세계관이 움트기 시작했습니다.    



1. 이종필, [사이언스N사피엔스] 그래도 지구는 돈다, 동아사이언스, 2019.11.29.일자 

2. 김상훈(2010), 통유럽사.2: 근대에서 유럽 통합까지,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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