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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씨 May 30. 2024

너는 특별한 너야(마지막 회차)

세상에 열받은 아들아 워워~

"아부지, 나는 딱히 잘하는 게 없는 거 같아요"

"공부도, 운동도, 노래도, 악기도 그렇고 딱히 잘하는 것도 없고 그렇게 막 잘하고 싶은 마음도 안 드네요"

"집에 있으면 괜찮은데, 회사 가서 막 몰려드는 일과 맘에 안 드는 사람들과 일로 부딪치고 나면 퇴근할 때 즈음엔 머리가 너무 아파요, 그래서 집에 오면 퍼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네요"


어릴 적에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게 몇 가지 확실하게 있었습니다.

저는 제 얼굴을 많이 닮은 아들래미들이다 보니 뭔가 제가 어릴 적 못했던 아쉬움들을 담아 이런저런 걸 하면 멋진 젊은 시기에 얼마나 좋겠나 싶어서 이것저것 아이들을 꼬드겨 보곤 했었습니다.


그때마다 "글쎄요", "관심 없어요", "싫은데요"라는 외면과 거절을 당하곤 했습니다.

저부터가 저도 어릴 때 뭔가 억지로 하라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서(그러면 괜히 반대로 어긋하기도 하곤 했거든요 ^^;;;) 아이들이 반대하면 열심히 설득하는 절차를 밟았지만, 결국 완강하게 거절하면 더 강권하진 않고 물러서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크고 나니 오랜 설득에 넘어가 다루게 된 악기들은 나름 자기들 스트레스도 풀고 즐거운 경쟁력이 되었지만, 아이들의 반대에 포기했던 몇몇 가지들은 아이들도 아쉬워하고 저도 여전히 아쉽고 그런 거 같아요.


근데, 제가 한가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 아이들이 외모가 저를 닮았고 제 재능과 능력의 일부와 비슷한 부분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제가 아닌 그들의 삶이 있고, 저와는 다른 특별하고 다양한 재능과 역량을 가진 청년들이기에 그들을 제 틀 안에 묶어두지 말자는 것입니다"


몇 년 동안 교회에서 청년들과 부대끼며 친해지고 그들의 고민과 걱정들, 삶에 대한 얘기들을 들으며 함께 지냈던 때에도 청년들의 마음속에 부모들과, 세상과 부대끼며 제 아이들과 같은 고민을 가지고 방황도 하고 이런저런 근심 속에 정작 확 뭔가를 하지 못한 채 스스로에게 답답해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많았었습니다.

부모와 세상으로부터 기대와 채근에 힘들어하고 화를 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렇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신들의 모습에 낙심과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을 볼때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 상처가 때론 매우 깊었어서 제가 주제넘게 충고하거나 어떻게 풀어줄 수 있는게 아닌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 브런치북을 적어보기 시작한 이유도 제 아들들에게도, 그리고 제가 몇 년 동안 함께 교제했던 청년들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청년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아들아!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고 속상한 게 많은 불합리한 것 투성이인 곳이지만, 거기에 낙심하고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거기에 휘둘리지 말고 네 속도대로 세상을 배워가고 네게 연결된 사람들을 사랑하고 아끼며 즐겁게 살아가는 연습을 하렴.


그렇게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다 보면, 못마땅한 세상에서 따뜻한 섬과 같은 사람이 되어줄 수 있는 "성품"이라는 재능이 싹트고 자라나게 될 거야.

네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고 그들과 함께 웃고 울며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살아가다 아부지 나이만큼 되면 너는 넉넉한 웃음과 여유를 가진 멋진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세상이 너를 뭐라 하더라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너는 누구와도 다른 아주 특별한 사람이란 걸!!!"




그동안 목요일마다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릴 수 있게 되고 일에 쫓기느라 좀 빡빡하긴 하지만 글을 연재하고 마감하고 하는 경험이 아직은 즐겁고 여전히 신기하고 그렇습니다 ^^

뭔가 한 게 없는데, 갑자기 브런치 메인에 글이 올라가기도 하고, 모바일 다음(아마 '틈'인 거 같아요)에 갑자기 올라가 조회수가 막 솟구치는 재미있는 경험도 했던 거 같습니다 ^^


처음 브런치북을 시작할 때 잡아봤던 목차를 완수했다는 즐거움도 크고, 정성껏 공을 잔뜩 들여 쓴 글보다 가볍게 쓴 글이 더 반응이 좋은 것도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


제 아이들과 청년들 뿐 아니라 글을 쓰면서 제 자신에게도 하는 얘기가 되었던 거 같아서 즐거웠어요.

이 글을 봐주시는 모든 분들도 "여러분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사람"임을 잊지 말고 즐겁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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