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중소기업 기획부서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와 업계에서 만나고 함께 일하는 이들 소개 세 번째! 오늘은 "목청 큰 김 차장"이라는 제목으로 중소기업에서 어쩌면 가장 실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10~15년 차, 제일 목소리도 크고 일도 잘하고 사고도 많이 치는 가칭 '김 차장'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합니다.
지난 글에서 "해맑은 막내 엔지니어"와 "방황하는 박대리"라는 글로 제조분야 중소기업에 합류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들로 헷갈려하고 고민이 많은 젊은 직원들에 대해 다뤘다면, 이제는 제조분야 중소기업의 핵심이면서 또한 문제의 핵심이기도 한 고참직원들에 대해서 가볍게 다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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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제조분야 뿐이겠습니까?
제가 이전에 다녔던 IT회사나 디지털콘텐츠 회사도 마찬가지이고, 세상 대부분의 중소, 중견기업이 다 그렇겠지만 10년 차 이상 정도는 돼야 차장이라는 직위를 줍니다.
차장을 영어로는 "Senior Manager"라고도 할 만큼 다름 업무에서는 숙련도가 어느 정도 올라와 있고, 중소기업에서는 "팀장"의 역할이나 "팀리더"의 역할을 맡기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보면 일에서 실무 에이스 역할을 주로 수행하는 것도 "차장"들이 많습니다.
새로운 TF를 구성하게 되더라도 맨 위는 임원이 맡더라도 실무 총괄 또는 리딩은 경험 많은 차장들이 맡는 경우가 대기업에서도 비일비재합니다.
제가 있는 회사에서도 생산본부 쪽에 보면 주요 핵심 팀장들은 차장급들입니다.
목소리가 가장 크고, 팀장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도 많아 의욕도 넘치고 주도적으로 뭔가를 해보려 하는 야심이 있는 사람이 가장 많은 직급도 차장급입니다.
열심히 하면 "부장"으로 승진할 수 있고, 그 위에 "임원"도 바라볼 수 있으니 야심이 있는 이라면 가장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위치도 차장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 내에서 목소리가 가장 큰 만큼, 직원들 간의 감정적 다툼이나 업무에서 갈등이 가장 많이 나오는 직급도 차장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유능하면서 성품도 좋은 차장급은 사실 매우 희귀합니다.
성품은 좋은데 업무역량이 좀 떨어지는 케이스,
업무역량은 아주 좋은데 상당히 이기적이고 다른 이들과 다툼과 갈등이 계속 생기는 케이스,
업무는 잘하는데 중간중간 꼼꼼하지 못해서 펑크들이 많은 케이스,
전체적으로 많이 아는데, 자기 분야에 깊이가 좀 떨어지는 케이스
특정분야 업무에 아주 좋은데, 다른 이들의 업무에 너무 무관심하고 나몰라라 하는 케이스 등
요 부분만 나아지면 아주 좋겠는데... 아쉽네... 싶은 그런 케이스가 참 많습니다.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앞쪽에 두 젊은 케이스의 직원들 내용처럼 그런 배경에서 성장해 오다 보니, 회사의 중추로,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말 그대로 핵심인력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뭔가 10% 정도 부족한 인력으로 아쉬움이 있는 인력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이게 제조분야 업계뿐 아니라 우리나라 대다수의 중소기업의 현실인 셈이지요. ^^;;;
같이 일해 보면서 아쉬움이 참 많지만, 그래도 이 차장급 인력들이 중소기업 안에서, 제조분야 안에서 자신들의 현재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해보기도 하는데, 솔직히 차장급 정도 되면 나름 자신의 기술과 경험에 자신감이 있는 부분도 있고, 배우고 이제 익숙해 질대로 익숙해진 자신의 방식을 변경하지 않으려 하다 보니 쉽지 않기는 하네요.
원론적인 얘기지만, 자신이 오랜 기간 해온 익숙한 프로세스나 내용들에 대해 자만하거나 고집부리지 않고 새로운 변화와 발전에 용기를 낼 수 있는 차장급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발전해 나가고, 더 좋은 기회들이 앞에 있을 수 있음은 당연할 텐데, 요즘은 그렇게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변화에 능동적인 사람들을 보기 어렵네요 ^^;;;
그래도...
작은 개인이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꿔가지는 못하겠지만, 제가 일하는 곳, 제가 만나는 곳들에서 차장급(열정은 넘치나 인간관계와 업무처리 방식에서 좀 서투른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면서 좋은 간부로 잘 자라도록 돕고 격려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보렵니다.
실력이라는 거, 연차가 오르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대단한 연구자나 교수라면야 모르겠지만, 우리들 서민들이 살아가는 삶에서는 시간이 지나고 나이 들수록 점점 별거 아닌 게 되어 가는 거 같아요.
함께 하는 사람들과 실력으로도 도움이 되고,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도 위로와 의지가 되는 그런, 좋은 선배들로 잘 성장해 가면 좋겠습니다. ^^
오늘은 요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