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1 주일)
주일날, 최상용, 김성숙 선교사 부부가 섬기고 있는 다르에스살렘 근교 시골교회를 방문했다.
스와힐리어로 말씀을 전한다고요~!!!
여기에 오신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게 가능한가요?
이곳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완전 시골 노천 천막교회다. 한창 어린이 예배가 진행 중이었는데 김성숙 선교사가 스와힐리어로 유창하게 말씀을 전하고 있다. 한국에서 교사였던 김성숙 선교사에게 지금의 모습은 딱 맞는 옷이라고 해야 할까. 너무 자연스럽고도 카리스마가 있다. 이 광경은 감동적이면서도 무척 놀라웠다. 예배 후에는 아이들에게 퀴즈도 내고 칫솔을 선물로 나눠주었는데 퀴즈를 맞히려고 여기저기 손드는 아이들과 또 아이들을 지목하고 있는 청년의 모습이 진지하고 즐겁게 분위기를 돋운다.
어른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났다. 예배는 최상용 선교사가 말씀을 전하고 김성숙 선교사가 예배를 돕고 있었다. 어린이들이 어린이 예배 때 불렀던 특순을 다시 부르려고 앞에 섰다. 찬양을 하는 아이들을 보는 순간 행복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천국이 바로 이런 것일까. 이보다 더한 사랑스러운 모습이 있을까 싶다. 모슬렘이 대부분이라는 이 교회, 히잡을 쓴 이들이 넣는 찬양의 추임새, 우우 우우~~ 가 독특하다. 가진 것이 적어도 탓하지 않는 평안함이랄까. 더 많이 가진 자들이 누리지 못하는 평안함이랄까.
온몸으로 찬양하는 저들의 흥겨움이 부럽기도 하다. 앉았다가도 너도나도 일어서서 찬양을 부른다. 맑은 하늘아래 노천 천막교회에서 들리는 찬양의 소리, 융합이 목적이라는 탄자니아 정부는 이렇게 예배를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당신도 할 수 있어요. 포기하지 말아요~!
예배가 끝나고 어른 성경암송 시간도 있다. 사람들이 앞에 나와 줄을 서서 한 사람 한 사람 말씀을 외운다.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즐거운 시간이다. 선교사님이 옆에서 한 단어 말하면 하나 따라 하고 또 한 단어를 말해주면 또 하나를 따라 말한다. 그렇게 다 외우고 선물을 받아 가는 85세 어르신, 사람들이 엄청 손뼉 치며 웃고 환호를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어르신은 청각장애가 있었다. 그런데 한 여자는 아무리 불러줘도 못한다. 결국 몇 번 시도하다가 포기한 듯 그냥 들어가려고 하자, 선교사님이 들어가지 말고 뒤에 줄 서서 다시 해보라고 권한다. 이런 세세한 배려가 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존중이고 사랑의 마음 같았다.
우리 일행도 한 마음 되어서~!
긴 줄이 다 끝나갈 무렵, 짠~!!! 하고 등장한 사람이 있었으니... 일행 중 말씀을 외우겠다고 나선 선두주자는 공석수 팀원이었다. 순간 사진을 찍다 말고 나는 깜짝 놀랐다. 이걸 스와힐리어로 어떻게 외우실까? 첫 말을 떼는데 모두 손뼉 치고 웃고 난리가 났다. 한글로 외운다. 와우~!!! 용기가 대단하시다. 박민부 목사님은 스와힐리어로 유창하게 외웠는데 맨 뒤에 얼굴에 웃음이 만발한 너무 낯익은 한 사람, 남편 이상현 팀원이 서있다. 스와힐리어를 적은 쪽지를 짬짬이 보면서 아주 여유 있게 외운다. 성경외우기가 이렇게 재미있다니, 다음에는 나도 한 번 도전해 봐야겠다. 모두 모두 성경을 외우며 선물을 받아가고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가득한 시간이었다. 선물은 가루비누였다. 작은 선물과 한 끼의 식사가 축복인 이들은 매 주일 먼 길을 걸어서 이곳까지 온다.
점심 식사를 위해 한 건물 안으로 안내되었다. 공무원이 일한다는 건물은 낡은 직사각형의 테이블이 두 개 놓였을 뿐 허름하기 그지없었다. 이곳에 교회 천막 등 물품을 보관한다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김성숙 선교사가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었다. 과일과 함께 넣은 카사바가 엄청 쫄깃하니 맛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카메라 앞에 많은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저 천진스러움을 이 사진에 어떻게 다 담겠는가~!
"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
(암송요절 요 4:24)
탄자니아에서 보내는 마지막 만찬. 최상용, 김성숙 선교사 부부와 이옥환 선교사과 함께 했다. 지방에서 농업과 토목으로 부족을 돕고 있는 이옥환 선교사는 모로고에서 버스로 4시간 되는 거리에서 왔다. 세 분의 선교사님과 만찬을 나누며 이런저런 그간의 이야기와 고충을 들어봤다.
먼저, 김성숙 선교사의 이야기다.
크리스마스 선물 나눠주다가 깔려 죽을 뻔했습니다. 사람들이 줄 서는 것이 안되더라고요. 선물을 못 받아 갈까 봐 난리도 아니었어요. 선물은 충분하니까 기다리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안 돼요. 결국 선물은 그대로 두고 이장 차를 타고 도망치듯 빠져나왔죠. 이곳이 이슬람권이다 보니 복음을 전할 때도 지혜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라디오를 좋아하는데 거기에 찬양과 성경을 담은 usb를 넣어서 주었어요. 이 작업을 할 때 벼룩이 온 것 같아요. 스펀지 매트리스에서 자다가 벼룩에게 뜯겨서 아주 혼이 났답니다. 성경을 쓴 사람에게는 선물로 전등을 나눠줬어요. 그런데 황당하게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라디오를 다 훔쳐 갔답니다.^^
TV에 아프리카 아이들이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빨리 선교를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호서대에서 학생 부흥회를 했는데 거기서 제가 서원을 했습니다. 여동생도 선교사 부부예요. 필리핀에 단기선교를 간 적도 있는데 남편은 선교에 대한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때가 되니까 남편이 "우리 선교훈련받아야 되지 않아?"라고 먼저 말을 하더라고요.
지금 사역하고 있는 이 지역은 제가 기도하고 있던 것과 조건이 맞았습니다. 예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곳, 가난한 곳, 땅값이 너무 비싸지 않은 곳, 이곳은 완전히 시골이라 가능했어요. 탄자니아에 와서 3개월 동안 4채의 교회를 지었는데 양철지붕과 흙벽으로 지었죠. 앞으로 호스텔과 방과 후 학교도 하려고 해요. 다행히 교육열은 높아요. 하나님의 일꾼을 기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사람들에게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접근할 계획이에요. 이슬람은 1부 다처제로 여자 4명까지 둘 수 있는데 여기 남자들이 여자를 잘 때려요.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신가'라는 주제로 6개월을 설교했습니다.
최상용 선교사의 이야기는 삶의 고백이었다.
아내 김성숙 선교사가 멋있어 보인다는 최상용 선교사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지금까지 세상 속 가치관이 최고였고 30년 이상 세상 가치에 몰입했었다. 하나님의 무한 가치에 동의하기가 어려웠고 자신은 껍데기의 신앙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나님과 본질적 만남을 갖게 되면서 질문에 대한 답이 보이더라는 것, 무슨 일을 하든 동기가 발동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에게서 하나님이 주신 평안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속신앙이 강한 이곳에서는 목사와 무당을 동급으로 본단다. 그래도 저들에게 뭔가 복음이 들어갔는가 싶게 얼굴색이 변하는 것을 느낄 때면 너무 감사하다. 현지 목사와 교회 청년이 선교사님들을 도와주는 동역자며 성도들이 계속해서 성경을 쓰도록 인도하고 있다. 토요일에는 성경공부식으로 가르치고, 간음이나 음란과 에이즈에 대해 계속 접근하고 있다.
이옥환 선교사의 고민은 언어 영역에 관한 것이었다.
한국에서 목사님이었던 이옥환 선교사는 말이 안 되고 듣지를 못하니까 고민이 많다고 했다. 영어도 잘 안되고, 스와힐리어를 배우고 있는데 두 달 정도 된다며 사역보다 먼저 언어를 배워야겠다고 고충을 말한다. 내년 2월에는 한국에 가서 아내와 같이 나올 거라며, 분명 하나님의 계획이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기도를 부탁했다.
"가장 힘들고 마음 상한 자를 만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던" 김성숙 선교사, 최상용 선교사와 함께 이루어가는 탄자니아 선교의 여정이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진행 되고 있음을 눈으로 생생하게 보았다. 또한 새로 계획하고 있는 건축 부지가 기도의 응답이 되기를... 그리고 먼 길에서 오신 이옥환 선교사가 언어에 어려움이 없도록, 계획하고 소망하는 일들이 다 이루어지기를 우리는 함께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