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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의지금 Jan 06. 2023

폭식으로 힘들어 찾아갔던 병원에서 들었던 충격적인 말

많이 먹는 나, 혹시 음식중독?! / 폭식증을 고치려면

나는 먹을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행동을 하면 행복해야 마땅한데, 어느새 먹는 것은 나에게 커다란 괴로움으로 다가왔다. 어느 순간 먹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불행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을 것에 의존하고 기대고 먹고 그러다 보면 몸도 무거워지고 배도 터질 것 같고 심지어 너무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 배가 아프기까지 하다.


그리고 또 후회를 한다.


"왜 먹었지"

"멈출걸"

"조금만 먹을걸"

"적당히 먹어야 하는데.. 왜 또 못 참았지"

"난 왜 이럴까"


이 단계로 후회와 자책을 반복한다. 어느 순간 그럼 난 나 스스로가 미련해지고 한심해진다.


도저히 내 의지로 음식을 멈출 수가 없었다. 결국에 나는 유명한 병원을 찾아갔었다. 다양한 설문조사를 엄청 많이 했고 결과지에는 3점 이상이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음. 식. 중. 독이라고 크게 쓰여있었다.


9점 만점 중 나는 9점.. 꽤 심각한 편이었다. 아니다에 동그라미 치고 싶었지만 아니다에 해당되는 건 야속하게도 하나도 없었다.


의사 선생님을 만났고, 다행히 생각보다 너무 따뜻하신 분이었다. 나와 충분한 상담을 마친 뒤 해주셨던 말씀은


음식중독이네요. 힘드신 일 있으셨어요?
마음이 허하고 아프면 그럴 수 있어요.


나는 오래 병을 앓았어서 그로 인한 우울증이 있었고, 마음이 아픈 게 폭식증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어릴 때부터 워낙 먹을 것을 좋아하고, 많이 먹고 그랬어서 이것이 중독인지도 몰랐고 또 음식중독이라는 명칭이 있는 줄도 처음 알았다.


예전엔 과식이고 지금은 폭식이라고 한다. 나는 술 담배를 안 한다. 술은 가끔 상황이 필요할 때나, 소중한 사람들과 가볍게 한두 잔은 좋아하나 술을 잘못해서 즐기지는 못한다. 그리고 주변에서 장난스럽게 선비와 꼰대라고 불리는 나는 도덕적이고 보수적이어서 그런지 사람도 쉽게 만나지 못한다. 그러니 섬세하고 조심스럽고 신중할 수밖에 없는 성격을 지녔다. 그래서 더더욱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술, 담배, 유흥, 사람이 아닌 음식이었던 것 같다. 장소와 시간, 사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혼자 임에 가볍고 쉽게 반복할 수 있었다.  


중독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크게 4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1. 음식중독

2. 알코올중독

3. 니코틴중독

4. 관계중독


1. 음식중독 : 말 그대로 음식에 중독된 것으로, 음식을 끊임없이 원해 과식과 폭식을 자주 하게 되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배고픔을 채우기보다는 음식을 통해 정신적인 쾌감을 느끼기 위해 음식을 점차 더 많이 섭취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음식중독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2. 알코올중독 : 알코올 남용, 의존적인 당사자. DSM의 물질남용과 물질 의존 진단기준 참고함.

3. 니코틴중독 : 담배 속에 들어 있는 니코틴 때문에 자율 신경에 장애가 일어나는 중독 증상. 급성은 메스꺼움ㆍ구토ㆍ두통ㆍ안면 창백증ㆍ식은땀ㆍ허탈, 만성은 심기 항진.

4. 관계중독 :  모든 사람과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는 일에 집착하는 병적 상태.


사람은 또 성취욕을 달성하지 못하면, 욕구에 제일 기본이고 아래단계인 욕구 식욕, 성욕, 수면욕에 집착하고 해결하려고 한다고 한다. 오랫동안 몸이 아팠던 나는 자연스레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도전적인 행동을 하지 못했고, 작게나마 성취를 느낄 수 있는 일조차 불가했던 내 상황은 그저 식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나와 같은 음식중독을 겪고 계신 분이시라면, 뭔가가 굉장히 어긋나고 힘든 상황일 수 있다.


많이 먹거나, 많이 자는 것도 마음이 허하고 아프다는 신호 일 수 있다. 나는 그중 많이 먹는 것에 해당되었던 것 같다.


음식중독에 빠진 사람이 가장 즐겨 찾는 음식은 설탕이나 흰 밀가루 같은 정제 탄수화물, 가공식품에 들어있는 트랜스 지방, 동물성 지방인 포화지방이 들어 있는 음식이라고 한다.

우리 몸이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하지 않는데도 음식 중독에 빠진 뇌가 탄수화물과 지방을 더 먹으려고 하기 때문에 체중은 계속 늘어나고 몸은 계속 무기력해진다.


<병원에서 받았던 책자에서 쓰인 말>

음식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뇌 속에 보상중추 때문이다. 보상중추를 자극하면 즐거움, 쾌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당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할수록 보상중추는 더욱 많은 자극적인 음식들을 섭취하게끔 조종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데는 식용중추뿐만 아니라 보상중추도 작용한다.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식용중추는 배고픔이나 식욕을 조절한다. 또한 우리 뇌의 중간에 위치한 변연계에 보상중추가 살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아서 배부르게 식사를 마친 뒤에도 과자, 초콜릿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이유는 더 먹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기본적인 생존욕구가 아닌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 먹고 기분 좋았던 느낌 등이 뇌에 각인되어 일어나는 일종의 "보상 욕구"이다.

음식을 먹는 순간 행복감을 주는 엔도르핀이 분비되고 이런 자극과 반응이 반복되다 보면 특정 자극에 대한 보상중추가 더 강하게 반응하면서 음식을 더 많이, 더 자주 섭취하도록 유도하여 지금처럼 음식중독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이를 방치할 경우 우리는 심각한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아니.. 우울증 때문에 폭식증이 왔는데, 폭식증 때문에 다시 우울증이 올 수 있고 완전 악순환인 것이다.

또한, 여러 질병에 걸릴 수 도 있고 우리의 기분과 자신감, 자존감에도 직결된다.


하루빨리 폭식증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보상중추 때문에 한순간에 이것을 바꾸기에는 쉽지 않았다.

습관성형이라는 말이 있듯 습관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렵다. 이미 음식에 중독되어 버리고 먹는 것이 습관이 돼버리고 이 불행의 악순환도 습관이 되어버린 나는 나 자신이 너무 안타깝기도 하고 더 이상 음식에 기대고 싶지 않았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한 음식중독과 비만 사이의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었다.


그 속에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아픈데 살은 왜 쪄? 보통 빠지지 않아?"
"마음이 아픈데 먹는 거랑 관련이 있나?"

하며 정말 모르겠다는 듯이 순진한 얼굴로 되묻는 사람들 때문에 나는 그들을 이해시키는데 포기하고 혼자 그 말에 아파 더 먹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은 정말 악의가 없었다. 그래서 대놓고 미워하지도 못하고 그때는 마음이 너무 약해져 있는 상태라 혼자만 아파했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먹고 허해서 먹고 마음이 아파서 먹고 그렇게 도에 지나치게 많이 먹게 된다. 그러고 심한 경우 토까지 하고, 살이 너무 쪄버려서 나 자신이 너무 미워 아예 식사를 거부하는 거식까지 하게 된다.

극과 극으로 달리는 상황 때문에, 위와 장도 엄청 나빠졌다. 배는 수시로 아프고 폭식을 하면 울고 자책하고 힘들어하고 뭐가 나를 이렇게 망쳐놨을 까 하는 생각에 매일이 외롭고 우울했었다.



해결을 못하니 혼자 걱정만 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피하게 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혼자 있으면 또 많이 먹게 되었다. 그렇게 악순환의 고리는 끊기지가 않았다.

음식이 불행을 전해주고 감정적으로도 괴롭고, 신체적으로도 살은 계속 찌는데도 같은 형태로 많은 양의 음식섭취는 결코 끊지 못했었다. 우울하고 허하고 괜찮지 않은 나를 보고 그게 잘못된 방법인지도 모른 채 음식으로 끝없이 나를 채우려 했던 것 같다.


스트레스 때문에 먹는데 결국엔 스트레스가 더 늘어난다. 음식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을 알면서도 음식을 먹는 행위는 결코 멈추지 못하고 오히려 음식에 더 의지하게 되었다. 그렇게 괴로운 나날들이 반복되고 마음은 계속 아파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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