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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의지금 Feb 15. 2023

9년 지기 친구의 배신

인간관계에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건너는 위로

날 위해줬던 사람이라고 해서,

날 이해해 줬던 사람이라고 해서,

어떤 순간에도 그 사람이 나를 이해하고 위하는 건 아니었다.


나를 기껏 자기를 믿게끔 만들어 놓고, 내가 그 사람에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프레임을 씌워놓게 해 놓고

종잇장 한 장 차이로 다른 상황이 놓이게 되면, "네 편 아님"이란 프레임을 씌우고 내 앞에 서있었다.


너 그 프레임 아니지 않냐고, 이거라고 나와달라고 울며 소리쳐봤자

그 사람은 더 굳건하게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그 안에 있다.

많이 믿었던 만큼 공허함과 허무함은 야금야금 나를 갉아먹었고 괴로웠다.

많이 아픈 후에야 나중에서 깨달았다.


그때 내가 그 사람한테 "너는 믿을만한 사람이다"라고 씌워놨던 프레임은

그 사람이 씌워준 게 아니라 내가 믿을만한 사람이 필요해서, 믿고 싶어서, 소중해서,

혹은 나 스스로의 힘으로는 안될 것 같아서 멋대로 의지하고 싶어서 내가 원하는 대로 그 사람을 바라봤다.

애써 상처받을 일이 아니라고 나를 달랬지만 이미 믿은 마음에 대한 상처는 깊게 꾹꾹 박혀있다.


그래서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언제부턴가 끝까지 겪어보기 전까진 어떤 프레임도 어떤 사람한테든 내 멋대로 안 씌우게 되었다.

그렇게 되니 적어도 기대는 없어졌다.

기대가 없어지니 받을 상처도 줄어졌다.


이 감정이 조금은 씁쓸할 수 도 있다. 애초에 기대를 안 해버리는 것이 한편으론 더 마음 아프고 애석할 수 있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기대는 안 좋은 인간관계를 초래할 때가 더 많다.


좋은 사람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기대는 좋지만 깊게 겪어보지 않고 너무 많이 믿어버리는 건 살짝 위험할 수 있다. 너무 경계해서도 방심해서도 안 되는 세상과 인간관계이기 때문에.


상대방을 믿는 건, 내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움직일 뿐 상대방은 사실 나에게 어떤 믿음도 허락하지 않았을 수 도 있다.


인간관계에 상처가 있다면 그때의 호의는 따뜻한 기억으로 넣어둘 뿐, 누군가를 미워하는 힘에 쏟지 말자.

상대는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잘 지낼 텐데 미워하는 마음에 소중한 시간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은 제한적이고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데 누군가를 미워하며 보내는 시간은 너무나도 아깝다. 이미 내 사람도 아닌 미운 사람이 내 시간을 침범하기엔 가치가 없다. 나 자신의 소중한 시간은 나를 위해 가치 있게 쓰자.


나도 나만의 사정이 있듯, 내가 이해해지 못한, 이해할 수 없는 각자의 사정이 있는 것이니,

이미 멀어진 그 사람을 이해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내일 더 강해질 나를 마주하는 게 현 상황에선 가장 현명한 것 같다.


그때는 몰랐지만 확실한 건 감사하게도 지금은 너무 좋은 사람들만 내 곁에 있다.

마음 아프지만 인간관계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정리되는 듯하다.


혹시나 사람한테 상처받아 울고 계시고 마음 아파하신다면,
너무 오래 슬퍼만 하지 마세요. 어차피 그럴 일이 이렇게 되어버린 거예요.
앞으로 누군가를 믿었던 용기와 힘만큼, 나를 한번 믿어보세요.
정작 나는 나 스스로 믿어보지 못했잖아요.
너무 아파만 하지 마시고 꼭 기운 내시고 힘내세요.
상처받은 마음 또한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큰 힘이 되어줄 거예요.
좋은 사람을 더 알아볼 수 있게 되는 눈도 생기고, 좋은 사람의 존재의 감사함도 생기고, 등등 많은 것들이 더 좋게 펼쳐질 테고 금방 또 웃게 될 일이 머지않아 반드시 올 거예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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