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특강에 참여하다
모 대학의 창업 특강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실제 창업을 3번 해본 강사가 대학의 임직원/학생을 상대로 강의를 했는데, 나도 창업 세미나 및 교육을 이전에 여러차례 들을 기회가 있다보니 기존 강의와 비교하거나 향후 내가 다른 곳에서 세미나를 하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1. 창업에 관련된 자료나 온라인 강의는 요즘 참 많고 다양하게 잘 되어 있다. 창업 강의를 들으러 오는 이들은 1) 전혀 정보가 없고 단순히 알고 싶어서, 2) 창업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3) 창업을 실제 하는 중에 구체적 솔루션을 찾고 싶어서로 구분되지 않을까 한다. 1)과 2)는 기존 자료로 어느정도 해결이 될 것 같아서, 나는 앞으로 3)에 집중하는 것이 의미있을 것 같다. 특히 100명이면 각자 다 다른 방향, 역량, 상황에서 어떻게 창업을 해야 하는지 정해진 답이 없다보니, 각자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멘토링이 필요하다.
2. 창업을 하려는 이들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1)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금조달 2) 본인의 힘겨운 상황을 공감해주는 친구 3) 본인의 어려움에 해결할 수 있는 정보를 주는 전문가
요즘 MBTI로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유행이다보니, 이성적인 T성향이 강한 이들은 1)과 3)을 필요로 하고, 감성적인 F성향이 강한 이들은 2)라고 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심리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바이지만, 사실 사람의 성향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고 본다. 일단 문제해결을 위해서 1)과 3)이 필요한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아무리 냉철한 이도 창업같이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면 이성적인 해결 뿐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도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자주 듣는 말로, 창업을 시작한 대표들에게 건강 관리를 중요하게 권하는 이유로 스트레스 환경에서의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강의를 들으러 오는 이들에게 적절한 질문을 통해 각자의 어려움에 공감해주는 방법을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
3. 중소기업은 generalist, 대기업은 specialist가 적합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특히 창업은 필요하면 닥치는대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다보니 폭넓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이들이 많은 경험을 하고 나야 창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pivoting의 개념에서 각 상황에서 적절하게 유연한 적응과 새로운 방향으로의 수정을 시기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는 것 역시 좋은 전략일 것이다.
나도 분야를 바꾸면서 닥치는 대로 이것 저것 경험했던 수 년간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주변에서 선택과 집중을 권하는 이들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삶에서의 career path는 내 마음대로 되면야 좋겠지만, 실제로는 기회가 주어졌을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의 일을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내가 이러한 경험들을 연결할 수 있도록 꾸준히 고민하면 결국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내가 원하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다면 이상적인 모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4. 취업과 창업을 선택하라면? 본인의 성향이 어떤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강의 중에서 "A를 시켰을때 A를 하는 사람"과 "A를 시켜서 안되면 B도 해보는 사람"으로 표현을 했는데,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 창업은 정답이 없고 누가 시키는 사람이 없다보니 혼자 부딪혀서 해결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연구개발을 할 때 새로운 시도는 대부분은 실패하기 마련인데, 지도교수나 상사가 시키는 방향은 대부분 기존 방업이다보니 이 역시 생각보다 현실에서 해결을 못하곤 한다. 이때, (내가)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해결을 찾기 위해서는 1) 실수로 2) "다른" 사람과 협업으로 시도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와 관련된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The definition of insanity is doing the same thing over and over again and expecting different results. Rita Mae Brown
(참고로, 이 말을 아인슈타인이나 다른 유명인이 했다고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창업 아이디어를 보면, 사람들마다 생각보다 그 차이가 크지 않아 비슷하게 느껴진다. 오히려,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누가 어떤 역량으로 어떤 상황에서 진행하는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데,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 보았으면 좋겠다.
- 실패했다고 창업자가 잘못하거나 부족한 것은 아니다. 같은 사람이 다시 시도했을때, 다시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고, 다시 실패하지 않을 수도 있다.
- 100개의 계획보다 한 번의 실행이 중요하다. 일단 해보고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에 피드백을 적용하고 조금씩 성장하자.
나도 아직 부족하지만, 내년부터 창업 컨설팅을 시작하면서 지식적인 것 뿐 아니라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했으면 한다. 나도 비록 창업을 끝까지 해보진 않았지만, 수많은 고민과 실행 동안 힘들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