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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철 Sep 11. 2023

화성효행길에서 독산성길까지

삼남길 제 6길 과 제 7길을 걷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고  그렇게 쏟아지던 빗줄기도 이제는 물러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공기가 가을이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올봄에 우연히 화서역에서 서호공원을 거쳐 황구천변을 걷는 길이 평탄하고 걷기 좋다는 말을 듣고 걸다 보니 이길이 경기엣길의 삼남길 제5길 중복들길인 것을 알고 삼남길 전체를 걷기로 하여 제1길부터 시작하여 제5길까지 걸었으나 여름더위로 인하여 걷기를 중단했다.  이제 더위가 가신듯하여  그동안 미뤄두었던 삼남길의 완주 목표도 다시 시작한다.

삼남길 트레킹의 기대보다는 밤새 모기 한마리의 성화로 밤새 잠을 설치다 새벽에 겨우 잠이 들었다. 앵앵대는 모기소리에 전자모기채로 허공을 헤메었지만 내가 둔한지 모기가 날렵한지 결국 포기하고 다시 자리에 누웠다가 잠시 후 눈을 뜨니 아침이다.   

지난번 5길인 중복들길을 걸을때 5길의 종점은 배양교까지이나 배양교에서 집까지의 교통이 불편하여 제6길인 용주사까지 내쳐 걸었고  6길을 완주하기보다는 트레킹은 용주사에서 마무리 하고 융릉과 건릉으로 이동하여 이곳을 답사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따라서 이번에는 용주사에서 출발하기로 하여 병점역까지 전철로 이동하고  병점역 2번출구에서 마을버스 34-1을 타고 용주사에서 하차하였다.  

용주사는 정조의 효행도 유명하지만 1939년에 조지훈이 여기서 승무를 보고 '승무'란 시가 탄생한다 

승무는 내가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웠던  

 '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 

유명한 시다.

용주사에서 도로를 따라 안녕초등하교까지 이동 후  '안녕초등학교'를 우측으로 돌아서자 큰 도로에서 논밭 사이길로 들어 섰다. 논밭 너머 아파트가 보여 논과 아파트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조금더 걷자 안녕초등학교 뒷쪽으로 마을 주민들이 메밀꽃밭을 조성하였는데 한 여름이라 메밀꽃은 없고 풀만 가득했다.  양쪽 논밭사이 농로길을  걷는데 아직은 뜨거운 태양이 걸음을 멈추게 하고 쉴만한 그늘도 없어 한여름에 이길을 걷기는 부담스럽다. 농로길 끝에서 도로를 건너자 황구지천을 만나고 이제는 황구지천을 따라 걷가가 세마교를 만나면 삼남길 화성효행길은 마무리 된다. 황구지천을 따라 걷는 길은 뚝길과 지천옆 소로길을 따라 걷는 길이 두가지인데 두길 모두 그늘이 없어 뜨거운 태양과 같이 동행해서 걸어야 했지만 길이는 2키로 미터 내외로 멀지 않지만 어제 제대로 잠을 못자서 인지 피로가 몰려왔다. 

세마교에 도착하여 화성효행길을 마무리 하였다.

세마교의 스토리 보드에는 정조능행길의 마지막은 오산과 화성의 경계를 이루는 황구지천을 건너는 일이었고 정조이전에는 '봉학교'라 했고 이후  '세람교'라 불리었으며 현재는 일부가 문화재보호재단에 소장되어 있다 한다. 그 후 1970년대 세워진 다리가 세마교인듯하다. 

여기서 마무리하고 귀가 하려고 세마교 근처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버스정류장이름이 뱅뱅이로 표시되어있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고 여기 저기 찾아봐도 의미를 모르겠다.  마침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보니 큰 창고 같은 건물에 뱅뱅그룹이라는 상호가 크게 붙어있다. 아마 아울렛인듯하다  그래서 정류장 이름이 '뱅뱅이'인듯 하다. 


시계를 보니 열시반을 가르킨다. 귀가 하기는 조금 이른 시간이고 준비했던 간식도 아직 먹지 않아서 망설이다가 돌아서서 세마교로 향한다. 

세마교를 건너니 경기옛길 삼남길 7길 독산성길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가 화성시와 오산시의 경계부분이고  제7길 독산성길 시작이다.  다시 경기옛길 앱을 켜고 길을 따라간다. 처음은 독산성에 오르는 숲길이다. 숲길은 사람이 다니지 않아 잡풀로 무성하여 길이 구별이 안되고 그저 흔적만 조금 남아있다. 옆의 차도가 눈에 뜨이지만 햇살이 따가워 그래도 숲길을 따라 걷는다. 그래도 이길이 맞는지 돌아볼 쯤이면 나무에 삼남길 붉은 리본이 자리해서 바르게 가고 있다고 알려준다. 

잡풀덮힌 숲길이 지루할 때 쯤되니 길다운 길이 보인다. 도로쪽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독산성을 걸어가거나 돌아오는 사람들이 종종보여 편안한 마음으로 걷기 좋았다. 

지루할 때 쯤되니 휴게 공간이 나타나고 테이블도 몇개 있어 두팀이 간식을 먹고 있어서 나도 그 옆테이블에 자리하고 준비한 간식으로 당보충 하고 피곤한 다리를 쉬어 주었다. 

이길은 동네 분들의 산책 코스인듯 길도 잘 꾸며 놓고 걷기에 편하도록 하였다.  

흙길이 끝날 쯤에 보적사 입구 갈림길 광장이다. 보적사로 올라가는 길과 음식문화거리로 가는 길등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지만 보적사의 스템프를 찍기 위해 음식문화거리를 포기하고 보적사로 향한다. 여기서 보적사 까지는 400미터라 표시되어 있지만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의 경사가 만만치 않다. 헉헉대며 보적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스템프를 찍으려  하니  아불싸.... 스템프 북을 안가져왔다.  할 수 없이 가이드 북 빈 공간에 스템프를 찍고 오려 붙이기를 해야 겠다.. 아쉽다.....

독산성 보적사로 들어가는 문은 돌문으로 이곳이 성문의 동문이다. 잠시 보적사를  둘러보고  세마대로 향한다. 세마대는 그 유명한 권율장군이 쌀로 말을 씻겨 왜군이 속아서 물러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오지만 경기옛길 홈피에는 권율장군이 머물렀던 시간과 계절에 비기면  믿을 수 없다고 나와 있으니 믿거나 말거나다.


남문에서 내려와 우측길로 내려와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얼마 내려가지 않아 일주문 (독산성세마대산문)이고 음식 문화의 거리이다.  많은 음식점이 있지만  혼밥하려니 들어가기가 망설여진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결국 중화 음식점으로 들어 갔다.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고  근처 까페에서 커피한잔으로 휴식을 취한후 다시 걷기 시작한다.


동탄 어린이 천문대를 지나 고속도로 밑 지하통로로 건너 애기봉 방향으로 걷는다 오른쪽은 산업단지를 조성중이라 공사중이고 왼쪽 산에서 잡풀이 넘어오고 사람이 다니지 않아 길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이지만 얼마 걷지 않아 예계산 등선을 따라 걷는다. 여기서부터는 큰 어려움이 없이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고인돌 공원이 나타난다. 난이도가 어려움으로 되어 있으나 숲길이 잡초로 보이지 않아서 어려울뿐 능선도 편안하고 경사도 심하지 않다. 

고인돌 공원 야외 상설공연장에서 공연을  준비하는 듯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은빛 개울 공원을 거쳐 개울공원 입구에 오니 독산성길 마지막 종점이다.

잠시 공원 에서 휴식하다가 오산대 역으로 향한다.

어제 잠을 설쳐서 힘든 길을 각오 했으나 예상보다 편하게 종주한듯하다. 

오산대 역앞 편의점에서 달달한 카라멜 마끼야또로  내 자신에게 상으로 수여하고 전철에 몸을 실는다.  오늘하루도 멋진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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