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앞에만 서면 작아지거나 백지 앞에서 멍 때리는 글쓰기 쫄보들에게 희망을 주고 구원 투수가 되어주는 책들이 있다. 예를 들어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유노북스, 송숙희 지음) 역시 오레오 맵을 통해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 책은 특히 글쓰기 초보자들에게 글쓰기 고수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큰 용기를 주며, SNS부터 보고서까지 이 공식 하나면 끝이라는 팔방미인의 꿈을 꿀 수 있게 해 준 메시지로 주목을 끌었다는 평가를 해본다.
사실 단순한 오레오 맵 하나가 모든 글쓰기 고민 해결의 출발점이 되어 줄 수 있다는 효용성과 글쓰기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접근법 제공, SNS에서의 간결한 메시지부터 비즈니스 보고서의 철저한 구조화까지, 이 논증은 다양한 글쓰기 상황에 적합한 기본 틀을 제시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어디로 가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글쓰기 초보자나 울렁증 환자에게 유용한 도구임에 틀림없고,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 글을 쓸 때 어떤 형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글쓰기에 자신감을 제공한다. 여타의 논증처럼 막막하고 복잡한 글쓰기를 단순 명료하게 정리해 주는 글쓰기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논증은 글쓰기의 DNA처럼 본질적인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버드 글쓰기 비법 역시 오레오 맵이라는 글쓰기 씨앗을 심고 가꾸면 자신만의 경험, 지식, 감정을 더하여 개성 넘치는 글쓰기 방식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하버드 글쓰기 비법에 대해 딴지와 의문을 제기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오레오 맵이 글쓰기의 유일한 만능 공식이라고 확신하거나 심취해 있다면 라면 스프에만 의존해서 고급 요리를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과 닮은 꼴이다.
유용하기는 하지만 스프만으로는 진정한 미식을 경험할 수 없듯이 이런 단순함에 갇혀서는 글쓰기의 창의성과 개성이라는 진짜 맛을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모든 글쓰기 상황에 완벽하게 들어맞지도 않다.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그리고 자신만의 비법 소스를 더해야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단순을 넘어선 글쓰기의 깊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오레오 맵을 통해 글쓰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거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잘못된 것이다.
오레오 맵은 글쓰기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도구이자 지침일 뿐, 모든 상황과 글쓰기 스타일에 맞는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다. 오레오 맵은 글쓰기 놀이터에 있는 하나의 미끄럼틀과 같다. 놀이터에는 미끄럼틀·터널·클라이밍 구조물 등이 포함되어 있는 정글짐, 시소, 그네처럼 다양한 스타일과 형식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오레오 맵을 통해 글쓰기 장인의 핵심 원리와 기본 구조를 유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학습 과정이 된다. 글쓰기 장인은 논리와 구성력이라 할 수 있는 글쓰기의 뼈대와 표현력 및 창의성이라 할 수 있는 근육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글쓰기 스타일과 철학을 만들어 가야 한다.
글쓰기는 어떤 재료를 선택하고, 어떤 방식을 사용할지 매 순간의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글이 탄생하게 되는 매우 다채로운 작업이며, 글의 목적과 상황에 따라 정해진 틀이 없는 창작 행위로써 다양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어떤 글은 독창적 감성을, 어떤 글은 독창적 논리를 요구한다.
오레오 맵은 글쓰기 기본 도구의 하나일 뿐 만능 키가 아니다. 시처럼 감성적인 글쓰기, 소설처럼 상상력을 펼치는 글쓰기, 논문처럼 논리적인 글쓰기 등 다양한 도구가 필요하다. 특정 상황에서 드라이버가 유용하지만 망치나 톱이 필요한 상황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망치를 들었다 하여 모든 것을 못으로 봐서야 되겠는가. 오레오 맵 하나로 끝이라는 잘못된 인식은 글쓰기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것이므로,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글쓰기 감각을 익히기 위해 오레오 맵의 원리를 바탕으로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응용하며 점차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 전문적인 글쓰기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오레오 맵은 글쓰기의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입문용이자 입장권일 뿐, 그 이후에는 오레오 맵을 발판 삼아 글쓰기 세계 여행을 위해 더 깊고 다양한 글쓰기의 세계를 탐구하는 여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글쓰기 내비게이션 같은 오레오 맵 같은 설명을 통해 글쓰기의 흐름이나 핵심 원리를 파악하되, 틀에 갇혀서는 글쓰기 대륙횡단을 할 수 없으므로 글쓰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다양한 방법과 스타일을 탐구해야 한다. 요리 초보가 라면 스프를 활용하듯이, 오레오 맵을 발판 삼아 자신만의 글쓰기 레시피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기본 훈련 과정에서 진정한 글쓰기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실전용 글쓰기의 전술과 전략을 개발하고 완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글쓰기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만의 핵무기를 개발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