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 하늘의 별이 된 4학년 친구를 애도하며.
오늘 아침, 무거운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최근 있었던 일을 꺼내었다. 같은 학년 아이에게 일어난 일이니 모두가 함께 애도하고, 그 아이의 쌍둥이 동생인 남은 한 아이가 학교에 등교에서 받을 상처를 최대한 보호해주기 위해 동학년에서 상의한 결과였다.
"얘들아 지난 주에 우리 학년의 한 예쁜 아이가 하늘나라의 별이 되었어. 우리 모두 좋은 곳으로 가라고 간절히 기도해주자."
이미 그 소식을 다른 친구를 통해 접해 들은 아이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나의 담담한 어조에 생각보다아이들은 그 소식을 나보다 더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던 중 이주 전 세줄쓰기 활동 시간에 했던 활동이 별안간 머릿속에 번뜩 떠올랐다.
주제는 천국으로 가기 전 마지막 편지를 쓴다면?
그때 아이들은 조금 장난스럽게 그 주제를 받아들였지만 정작 편지를 쓸 때 만큼은 그 어떤 주제를 받아들였을 때보다도 진지했다. 글을 쓰는 동안 교실엔 아이들의 숨소리, 연필을 딱딱 굴려내는 소리만 가득했으니까.
그 당시에는 나도 무감히 흘려보낸 편지였다. 죽음.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우리 마음을 서늘하게 만들어서 되도록이면 다루고 싶지 않은 주제지만 한번 쯤은 짚고 넘어갈 필요성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이 활동을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했다. 누군가는 어린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 공포심을 미리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 핀잔을 줄 수 도 있겠지만 이년 째 해본 결과 아이들에게 지금 현재의 삶에 대해 묵직한 메세지를 남겨주는 것은 확실하기에 그대로 감행했다.
아이들의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대다수이다. 엄마 내 엄마가 되어주셔서 감사했어요. 천국에서도 엄마와 함께 한 추억 잊지 않을게요. 엄마아빠. 제가 없다고 슬퍼만 하지말고 엄마아빠의 인생을 사세요. 아침에 엄마가 혼냈다고 화내서 미안해요. 그래도 엄마를 늘 사랑했어요. 다시 태어나도 저의 엄마가 되어주세요. 나 없어도 동생이랑 아빠랑 건강히 잘 살다가 나중에 하늘에서 만나요.
그때는 무감히 흘러보낸 편지 속 내용들이 이번 일을 겪으며 아프게 사무친다. 작년 편지와 올해 편지에 쓰인 한문장 한문장이 내 가슴에 아프게 들어와 박혀 남모르게 속으로 울컥했다.
아이들에게 잠시 애도를 하자고 말하며 눈을 지긋이 감고 나는 나직한 목소리를 낸다.
"하늘나라가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지내렴. 우리가 함께 기도핳세. 천국에서 너로 인해 매일 슬피울 가족들과 친구들을 지켜주렴"
문득, 지난 주 조문을 가서 들은 엄마의 말을 다시 떠올려낸다. 아이를 따라가고 싶었다는 그말. 하지만 남은 한 아이를 위해 억지로라도 살아야한다는 말. 그 말이 다시 가슴아프게 내 마음에 꽂히며 가슴이 울컥거린다. 나는 아이들에게 조심스레 질문한다. 지금 가장 슬픈 사람은 누굴까? 아이들은 입을 모아 엄마와 아빠라고 말한다.
그 분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이어진 나의 답변에 아이들은 지난 시간 천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편지의 구절들을 하나 둘 떠올려낸다. 한 아이의 조심스러운 답변.
제가 천국에 가있는 그 아이라면 지난 번 천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편지 속 내용처럼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엄마 내가 없어도 매일 밥 거르지 말고 열심히 회사에서 일하고 건강히 지내세요. 엄마의 딸로 태어나서 행복했어요."
아마 하늘나라의 별이 된 그 아이도 우리 반 아이들이 쓴 편지 속 내용과 같은 마음일테다. 4학년 아이들이란 겉모습은 다 달라도 마음만은 같은 나이인만큼 꼭 닮아있을테니까.
천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편지활동이 오늘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었고, 그로 인해 애도가 슬프지만은 않았던 오늘이다.
쉬는시간, 언제그랬냐는 듯 왁자한 웃음소리가 귀에 다시 실려오는 것을 옅은 미소로 바라보며 지난 주 부터 자주 울컥했던 속을 다독인다. 우리는 또 우리의 일상을 열심히 살아가자고. 친구의 죽음에 애통해만 말고, 어쩌면 오늘도 열심히 수업을 듣고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웃고 떠들었을지도 모르는 친구를 떠올리며 이토록 소중한 하루하루를 더 열심히 살아내자고. 그리고 가끔 하늘을 바라보며 유독 반짝이는 별이 눈에 들어오면 좋은 곳에서 평안히 지내길 가슴 가득 빌어주자고.
아프고 슬픈 이야기지만 함께 나누어 많은 위안이 되었던 하루. 나도 아이들도 남은 시간을 더 충실히 살아가야할 이유가 생겼다.
우리는 늘 잊지 말아야한다. 아무리 바쁘고 고된 하루를 보내더라도 다른 이의 슬픔을 허투루 보아넘기지 않고 깊이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일에 소홀하지 말기. 그리고 내게 주어진 하루를 어떻게든 충실히 살아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