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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신 Dec 23. 2022

나는 그런 사람이기에

책, 불안

 우울함에 사로잡히고 나서 자주 생각하는 게 있다. 아주 깊은 우울함까지만 가지 않으면 좋겠다고, 그 깊은 곳에 가더라도 빨리 다시 제자리로 오면 좋겠다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사는 만큼만 살고 싶다고 바란다.

 그러다 좀 평온해지면 더 큰 것을 바라게 된다. 상황이 나아질수록 자꾸 나보다 더 나아 보이는 사람들의 기준을 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 -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 이야말로 불안과 울화의 원천이다. _ 알랭드 보통 <불안>



 나는 내가 많은 스펙을 쌓아야 자존심, 혹은 자존감이 높아질 거라 생각했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부하면서 과정이 얼마나 중요하고 아름다운지를 경험했다.

 제임스의 방정식을 보면 내가 투자하거나 노력한 것보다 이룬 것이 많아야 만족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이루려는 것을 줄인다면 자존심을 높이는 방법이 되는 것이라 한다.

  '이룬 것'에 초점을 맞추고 살고 싶지 않다. '내가 심리학자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한 사람이 아니다. 책을 내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한 것도 아니다'

 자존심 = 이룬 것 ÷ 내세운 것 (제임스의 방정식)

'시도가 없으면 실패도 없고, 실패가 없으면 수모도 없다. 따라서 이 세계에서 자존심은 전적으로 자신이 무엇이 되도록 또 무슨 일을 하도록 스스로를 밀어붙이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자기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실제 성취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 _ 알랭드 보통 <불안>



 나는 종종 이 세상에서 아주 작은 존재라 여기다가도 스스로를 가장 크게 보게 된다. 어쩌면 사람이기에 당연한 게 아닐까.

 너무 깊은 우울감까지 내려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뭔가 이룬 것이 된다면, 그것까지 버려야 하겠지만 사람이라는 핑계로 더 잡고 있고 싶다.

 사람들 사이에 무슨 가치가 있든 가장 힘 센 인간과 커다란 자연 –큰 사막, 높은 산, 빙하와 대양- 사이의 차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아주 큰 자연을 보면 두 사람 사이의 차이는 우스울 정도로 작아 보이는 것이다. 광대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사회적 위계 내에서 우리가 하찮다는 느낌은 모든 인간이 우주 안에서 하찮다는 느낌 안에 포섭되면서 마음의 위로를 얻게 된다. _ 알랭드 보통 <불안>




알랭드 보통의 <불안>은 불안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 불안이 생긴 원인을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이라는 다섯 가지로 분류했고, 해결 방법으로는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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