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상처를 주는 이유 4
내가 다른 사람에게 남편 이야기를 하다 보면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네 남편 나르시시스트 같아.”
나르시시스트란
‘자기애성 성격 특성이 있는 사람’을 뜻한다.
즉, 나르시시스트는 자기 자신을 과도하게 사랑하고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이들은 타인의 감정이나 필요보다
자신의 욕구와 욕망을 우선시한다.
늘 칭찬과 주목을 받고 싶어 하며,
비판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겉으로는 자신감이 넘쳐 보이지만,
내면에는 불안정한 자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 남편이 ‘나르시시스트’라고 판단되는 이유는
아마 남편의 이러한 특성 때문인 것 같다.
비판과 거절에 매우 민감함
건설적인 피드백도 인신공격이라 여김
공감 능력 부족
상대의 정서를 수용을 거부함
관계를 단절시키는 말로 상대방의 행동을 통제하려고 함(가스라이팅)
남편은 확실히 자존심이 강하고,
자신의 신념이나 주장을 잘 굽히지 않으며,
상대방의 입장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나르시시스트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남편에게
‘나르시시스트’라는 딱지를 붙이기에는
확연히 그와 반대되는 특성이 있다.
남편은 올곧고 선한 사람이다.
남편은 그 누구에게도
자신을 인정해 달라 요구하지 않는다.
심지어 부당한 일을 당하더라도,
자신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인정되는 부분이 있으면
자신의 억울함을 끝까지 알리지 않고
묵묵히 상대방에게 용서를 청하는 사람이다.
남편은 사람을 도구 삼아 이용하지 않는다.
항상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불편한 것이 있는지 살피는 사람이다.
같이 밥을 먹을 때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있으면,
내가 충분히 먹을 수 있게
젓가락을 다른 곳으로 돌려준다.
길을 걷다 내가 뒤처지면
곧바로 길을 멈춰 나를 기다려준다.
내가 기분이 안 좋아 보이면
무슨 일 있는지 항상 물어봐 주고
뚱뚱한 나에게 단 한 번도
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으며
항상 예쁘다, 귀엽다고 말해준다.
집이 더럽고, 설거짓거리가 쌓여있어도
단 한 번도 불평 섞인 말 한 적이 없고
절대 눈치 준 적도 없다.
퇴근하면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놀아주고
집 청소도 해주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준다.
자기의 직장에서의 일과를
나에게 도란도란 들려주고
오늘 당신은 무슨 일 있는지 물어봐 주는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남편과 갈등을 일어나는 주요 일들은
내 감정을 알아주지 않아서,
내 요구를 받아주지 않아서,
내 이상을 실현시켜주지 않아서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음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
내 남편은 나르시시스트가 아니다.
그저 융통성이 잘 없는, 우직한 남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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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혹시나,
자신을 의심하고 있을 남편에게
당신은 충분히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항상 당신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주기 위해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