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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송 Nov 23. 2024

왜 내 감정을 공감 못 해줘?

고통스러운 내 안의 상처들 2

남편은 이상한 사람이다.

내 말에 공감을 안 해준다.

특히 내가 기분 나쁘다고 하면,

도리어 자신이 더 기분 나빠한다.

나는 당최 그 인간을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 해서 서운하다고 말하면,

내가 너의 감정을 다 받아줘야 하냐며,

왜 공감을 강요하냐고 한다.


그럼 정말 미칠 것 같다.

길길이 날 뛰고 차라리 뛰어내려 죽고 싶다.


"서운했구나." 이 한마디가, 그렇게 힘들까?

나는 남편에게 그 한마디도 평생 듣지 못한 채로

이렇게 속이 곪아 터져 죽게 되는 걸까?

내 인생이 한스럽다.


"나 뭘 해볼까?" 하면

"굳이? " 또는 "안될 것 같은데? "라고 한다.

말하기도 싫고 김 빠진다


남편과 상반된 내 생각을 주장하면

"뭐, 너는 그럴 수 있지."라고 말만 하고

진심으로 받아들여주지 않는다.


이건 내가 착하게 말했을 경우이고,

조금만 내 감정이 격해지면 더 심각하다.


"네가 진리고 정의야?

네 말이 진리고 정의가 아닌데 내가 왜 들어야 해?"라고 한다던지


증거를 내놓으라고,

논문이나 기사라도 찾아오라고 한다던지


"네가 전문가가 아닌데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해?" 라고 한다던지


"이 세상에 백 퍼센트 확실한 것은 없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주장은 백 퍼센트 확실하다고 한다.


내가 일반적으로 ~~ 하는 경우도 있지 않냐고 물으면

"사람마다 다 경험하는 게 다른데

어떻게 '일반적'이라고 정의할 수 있냐."며,

"일반적이라는 건 없다."라고 하면서,


나에게는 "일반적으로 ~~ 해야 한다"라고

본인이 부정한 그 잣대를 나에게 들이댄다.


내가 잘못을 지적하면

너도 그러지 않았냐고 한다


내가 안 그랬던 일은

그럼 너는 완벽하냐고 한다


내가 사과하라고 하면

자신도 과거의 일을 꺼내서

네가 사과하면 나도 사과하겠다고 한다


내가 사과하면

진심이 담겨있지 않다고, 다시 사과하라고 한다.


내가 진심을 담아 사과를 하면

그제야 진심이라며 본인도 사과를 한다.

그리고 끝에 "됐지?"라고 덧붙인다.


내가 너무너무 화가 나서 화를 내면,

내가 화를 낸 순간 그동안 내가 했던 모든 주장은

화난 상태, 즉 감정적으로 한 말이므로

논리가 없는, 신빙성이 떨어진 주장으로

순식간에 치부해 버린다...


나는 강렬한 살인충동을 느꼈다.

네가 죽던가, 내가 죽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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