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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금나비 Oct 21. 2024

모래시계 밖으로

몇 분의 시간을 잡아보려

난 모래가 되었어     


기울어진 네 마음에 띌까  

좁은 구멍 속으로

촤르르

나는 빠져들었지     


틈새로 흘러가는

햇살의 모래알

긴장을 놓지 않고

네 시간 속으로

난 전부를 쏟아냈어     


셀 수 없는 낮과 밤의 추억

빈 유리 덩이에 쌓인 모래언덕을

넌 뒤집으며 말했지

일상이야, 돌리면 다시 쏟아지는

모래라고     


너의 손길로 빛나던 모래알이

쌓여 만져지는 기다림이

굳은 모래라고     


아니야, 모래는 흐르는 거야


난 모래시계 밖으로 터져 나왔어     

빗물에 여러 갈래로 흐르고

새가 떨어뜨린 깃털에도

움쩍거렸어


봐, 새가 비빈 긴 발톱 위에

날고 있잖아      

너의 손안에 갇혀 있던

모래시계 밖에 있잖아

세상 어디든 갈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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