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의 시간을 잡아보려
난 모래가 되었어
기울어진 네 마음에 띌까
좁은 구멍 속으로
촤르르
나는 빠져들었지
틈새로 흘러가는
햇살의 모래알
긴장을 놓지 않고
네 시간 속으로
난 전부를 쏟아냈어
셀 수 없는 낮과 밤의 추억
빈 유리 덩이에 쌓인 모래언덕을
넌 뒤집으며 말했지
일상이야, 돌리면 다시 쏟아지는
모래라고
너의 손길로 빛나던 모래알이
쌓여 만져지는 기다림이
굳은 모래라고
아니야, 모래는 흐르는 거야
난 모래시계 밖으로 터져 나왔어
빗물에 여러 갈래로 흐르고
새가 떨어뜨린 깃털에도
움쩍거렸어
봐, 새가 비빈 긴 발톱 위에
날고 있잖아
너의 손안에 갇혀 있던 내가
모래시계 밖에 있잖아
세상 어디든 갈 수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