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 짠맛, 쓴맛을 감별하는 의사가 왕진을 왔다
한 여인이 모래를 가져와 보여주며 의사에게 물었다
“이 모래는 무슨 맛이라예?”
의사는 침 묻은 검지 손가락으로 콕 찍어 맛을 보았다
“쓴맛입니다!”
“마자예! 쓴맛이라예.
남편 그릇에 쌓인 모래를 가져왔어예”
모래의사는 그릇을 흔들어보더니, 능구렁이를 잡아 올렸다
“30년은 묵었을 거라예,
제가 시집온 지가 그러니까예.”
수족이 없는 능구렁이는
입만 벌렸다 하면 여인을 쏘아붙였다
모래의사는 능구렁이를 동물원에 보내고
그릇에 담긴 모래를 씻어 여인에게 주며 말했다
“남편과 동물원에 가서 절대 구렁이를 보지 마세요.
아예 가지 않는 게 좋겠군요.”
“알았어예.”
그 그릇 안에 모래는
구렁이가 살기 좋은 곳이라
의사는 여인에게 신신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