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퇴원한 남편이 걱정된 아내가
모래의사를 찾아갔다
“선생님, 모래에 가스가 왜 이렇게 찹니까?”
아내는 남편 머리맡에 있는 모래라며
가져온 그릇을 내보였다
이번에 모래의사는
검지에 모래를 찍어 먹어보지 않고
술병을 가져와 모래에 한 방울 떨어뜨렸다
“선생님, 터질 것 같아요!”
끓던 모래 속에서 우글우글
뱀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선생님, 어찌 된 거죠?”
“남편에게 술은 독입니다.
한 방울만 먹어도 이성이 마비되죠.
보세요, 뱀이 좋아라,
기하급수로 늘어나잖아요!”
의사는 그릇 안에 손을 넣어 뱀을 쫓으며
뭔가를 찾는지 모래를 휘저었다
"남편이 보지도 냄새 맡지도 않게
술병을 싹 치우고, 당분간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게 하세요!"
아내는 집으로 가서
남편이 숨겨둔 술병까지 찾아
흔적 없이 치우고 왔다
“선생님, 병원에서 퇴원하면 절대 술은
입에 대지 말라고 했는데, 죽는다고.
아들이 남편을 지키고 있었어요. 그런데,
남편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창문 밖으로 빠져나가 술을 먹고는
그 자리에서 급사했어요.
남편은 미친 거예요!
저보다 술을 사랑했으니까요.”
술을 건네주던 아내의 손이 떨리고,
눈에서 모래 눈물이 흘러내렸다
가져온 남편의 모래 속에서 뱀대신
썩은 사과가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