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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주머니 안의 모래

나는 새

모래주머니 안의 모래


네가 태어나 배고픔에 입 벌릴 때

어미가 부리에 물고 있던

따스한 모이 안에 있었어


주머니 안에서

먹이와 새들의 소란을 소화시키며

네 곁에 있었지


맥박처럼 누르며 뛰고 있는 날

한 번이라도 느껴 본 적 있니


모든 걸 주고

모래로 남은 나는

네게 껍데기일까

속일까


네가 아파, 날개깃 끝으로

모래주머니 밖을 더듬어가며

깃에 닿은 내 울림을

너는 들어본 적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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