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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시간

너만이 보이는

모래시계를 골랐어

우리의 시간은

모래가 뒤집힐 때부터 시작이야


누운 모래를 일으켜

끊기는 시간까지

멍하니, 바라만 보았던 거야

바닥으로 인생이

깨끗이 쏟아질 때까지


숨 가쁘게 가는 끊긴 시간을

잇지 못한 건

시계 밖에서 네 시간만

보고 있었기 때문이야


놓아버리는 건데

난 시간을 되돌리려

모래시계를 뒤집는

흐름 중독에 빠졌던 거야


너만 보는

모래의 시간을 깨고

이렇게

모래사장에 흘리면 됐는데,

덮으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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