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
모래주머니 안의 모래
네가 태어나 배고픔에 입 벌릴 때
어미가 부리에 물고 있던
따스한 모이 안에 있었어
주머니 안에서
먹이와 새들의 소란을 소화시키며
네 곁에 있었지
맥박처럼 누르며 뛰고 있는 날
한 번이라도 느껴 본 적 있니
모든 걸 주고
모래로 남은 나는
네게 껍데기일까
속일까
네가 아파, 날개깃 끝으로
모래주머니 밖을 더듬어가며
깃에 닿은 내 울림을
너는 들어본 적 있니
재해석 가족 에세이, 시,동화를 씁니다. 자녀를 키우며 일상의 흐름을 관찰하고 글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날들 속에 갈등과 웃음, 성장의 순간들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