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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며, 과거를 돌아본다
커피가 퍼지는 익숙한 향에
마음도 누그러진다
부끄러운 향기도 돋았다
타인의 얼굴에 튀어나온 집착이
내겐 없다는 생각
그녀를 이해 못 했던 날
곰곰이 돌아본다
그녀와 다른, 속으로 돋은 얼룩
나는 어떤 색일까
부끄러운 향을 커피에 올려 삼킨다
소스라치게 놀랄 것도 없어
고개를 끄덕이듯 인정해 버렸다
그녀가 울면서 벗어나지 못한
얼룩의 덩이가
그녀와 또 다른 나의 얼룩
눈에 들어간 이물감으로 느껴져
나는 속이 울렁거렸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울렁거리는 버튼이 눌러지면
울음이 속에서 멍처럼 터져 나왔다
그렇다
그녀와 나는 다르지 않다
마음의 고개가 꺾인다
커피를 넘기며
그녀를 넘기며
나를 넘긴다
고개가 엿가락처럼 휘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