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서
점심에 해물순두부찌개를 끓였다. 아이들에게 먹이기 위해서였다. 간편한 밀키트!
아들이 찌개를 먹으며 불평을 했다.
"조개 입이 왜 이렇게 안 열려!"
가스레인지 앞에 있던 나는 아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밀키트야, 냉동 조개니까 잘 안 열려. 벌려진 것만 먹으렴."
"조개도 별로 없구먼!"
나는 레인지 불을 끈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냄비를 열어 조개를 건졌다.
"앗, 뜨거!"
뜨거운 데도 비닐장갑에 안전을 맡긴 채 건져낸 조개를 벌리기 시작했다. 손가락과 손바닥이 뜨거워도 아들 입에 넣어주려고 용을 썼다. 그래도 안 벌어지는 조개는 어쩔 수 없었다.
조개는 얼마나 살고 싶은 욕망이 강했는지, 그 모습 그대로 얼어서 절대 입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런 조개가 반 이상은 됐다.
나는 열린 조개만 건져, 아들 그릇에 넣어줬다. 모은 손가락이 벌겠다.
'불구덩이라도 아들을 구하러 들어갈 마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