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의 갈등이 폭발하고 말았다. “카드는 왜 잃어버려!”라는 말을 내가 쏟아 놓고 말았다.
“휴!”
참고 참은 말인데, 뱉어내고 말았다. 아들이 들고 간 서류는 은행에 있고 내가 와서 번호표 뽑고 대기해야 한다는, 아들과 통화하며 오버랩된 직원의 말이 아른거린다.
전에 은행 창구 직원에게 들은 말이 틀린 샘이다. 전화 상담원의 말이 맞았다. 미성년자가 카드를 잃어버려 재발급받으려면 은행 창구에 본인이 아닌 보호자가 와야 되는 것이다.
아들이 오늘 고생을 좀 했으니 카드를 잃어버리는 저주는 풀릴까?
아직은 멀었을까?
어쨌든 아들이 카드를 또 잃어버리면 이젠 내가 무조건 은행으로 달려가야 하는 일이라는 걸 알았고, 나도 내 생각에 치우쳐서 상황 판단을 잘 못한 채 아들에게 카드를 발급받으라고 맡긴 것이다. 나는 아들이 상황 판단을 잘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걸려버렸다! 이런 점을 알라고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
아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이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선 무슨 일이 건 더 잘 알아보고 엄마로서 인내를 갖추고, 마음속으로 아들의 생각과 속을 헤아릴 수 있도록 기도하는 일이다.
친절하게,
아들이 은행에 가면 이 분을 찾아가라고 문자를 보냈다!
은행에 다녀왔다. 만 18세만 지나면 카드 발급받으러 보호자가 오지 않아도 된단다! 아들 생일이 8월에 있다. 나는 8월만 지나면 카드 재발급으로 은행에 올 일은 없다. 이 일에서는 해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