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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금나비 Jul 02. 2024

'아'다르고 '어'다른 차이

지혜의 말 생각하기

큰딸이 대학에 들어가도 고등학교의 연장이었다. 같이 집안일도 하고 싶지만, 그건 순전히 내 생각이다.

딸을 바라보는 내 마음의 창에선 비가 내리고 있다. 갑자기 딸에게 혼자 하던 집안일을 나누어 줄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딸에게 살림을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 또한 강하다. 혼자 살게 되면 다 할 거라고 예상하지만 겪어 본 나로서는 어느 정도 배워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점심을 먹으러 나온 딸에게 나는 불쑥 말했다.

"밥을 푸던지, 국을 푸던지, 숟가락을 좀 놓아 봐! 그렇게 앉아 있지만 말고."

딸은 잔뜩 화가 난 모양이었다.

"엄마가 뭘 하라고 시키지 않았잖아요!"
"말 안 해도 이제 척척 자동으로 해야지."

"동생들도 안 하잖아요!"

"엄마가 너처럼 학생 때는 일 안 시키는 거야."

"그래도 공평하지 않아요!"

"알겠어, 동생들한테도 얘기할게."




미리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함께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아서 후회가 되면서, 더디게라도 아이들과 집안일을 같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켜서가 아닌 집안을 깨끗하게 하고 정리하는 것이 함께 집을 가꾸는 애착의 의미로 아이들이 생각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딸에게 너무 감정대로 성급하게 얘기한 것 같다. 다음에 식사하라고 부를 때, 식탁 의자에 앉는 딸에게 불만을 토로하지 않아야겠다. 그리고 딸이 의자에 앉으려고 할 때 이렇게 말하겠다.

"엄마는 국을 풀 테니, 너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챙겨!"

 이런 나만의 지혜를 발휘해야겠다. 더 좋은 사랑의 지혜가 떠오르길.... 한석봉의 어머니가 갑자기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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