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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chard Joe Nov 23. 2023

사투 10

목조주택 골조 세우기 

8월의 아침 공기는 심상치가 않다.  목조주택 건축일을 한지 벌써 20년인데 아직 여름은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목조주택의 골조는 평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이동시간을 제외하고 일하는 날짜는 10일을 잡는다. 50평 이하의 단순 주택인 경우에는 5명이 한 조를 이루어 10일이면 끝나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지금까지 결산을 하면서 그렇게 많이 벗어 난적은 없다.  오늘도 조팀장은 작전을 짜고 머리는 복잡하다. 일단 오늘은 4명이 한 조를 이루어 시작한다. 


이반장이 고생하고 간 자리에 조팀장이 들어왔다. 현장 여건이 지게차로 하차를 할 수 없는 구조의 땅이라 크레인으로 자재를 하차하기로 하고 장비가 자리를 잡았다.  문제가 생겼다. 조팀장이 소리를 친다. "아~  자재상 이 넘들은 머리가 나쁜가 왜 이렇게 말을 듣지를 않지 분명히 크레인 하차라고 했는데 또 이렇게 실어 놓았네"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현장에서 힘을 다해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 큰 해머와 장도리를 준비한다.  2톤 이상인 목제 포장을 연장의 힘으로 밀어져 친다.  조금만 신경 써주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하차 시간이 길어지기는 했으나 사고 없이 무거운 자재를 다 내렸다.  이제 시작이다.   장비를 내리고 기초 청소를 시작했다.  조팀장이 큰소리로 말한다." 웅이는 매트 청소하고 그라인더로 콘크리트 면 좀 정리해라!   호영은 재단 준비하고,  철수는 같이 레이아웃 준비하자! "  자재가 들어오면 목수들은 모든 과정이 일사불란하다. 각자의 나누어진 임무에 따라 빠르게 행동한다. 요즘 신규로 이일을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항상 같은 인원 들까 다니니.....    


청소가 끝난 뒤 바닥 레이아웃을 완료한다.  모든 과정이 중요하지만 목조주택의 과정 중 첫째 날이 제일 중요하다. 여기서 잘못되면 돌이킬 수 없다. 오늘하루가 힘들게 지나갈 것이다. 거의 10톤의 육박하는 자재들을 전부 재단하고 조립하여 다음날 있을 벽체 조립과정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여야 하는 재단사,  보통 팀장이 레이아웃을 하지만 부팀장이 하는 경우도 있는 바닥 레이아웃,  레벨작업 여기서 오차가 발생하면 목조주택은 망한 것이다. 다행히 이반장이 레벨을 잘 맞춰 놓아 대패작업이 순탄하게 끝났다. 조팀장이 "오늘은 좀 괜찮은데, " 하지만 마음에는 들지 않는 눈치다.  이렇게 1일 차가 저물어 간다. 다들 땀범벅이 되었지만, 시원한 호수에서 물을 뿜어 주어 좀 낫다. 철수가  "비에 젖으나 땀에 젖으나"  하고 탄식을 한다. 이번 현장은  입구에 집이 지어지는 관계로 자재를 재단할 공간이 나오지 않아 호영이가 힘들 것 같다. 그 많은 자재를 전부 옮기고 조립해야 하는 것 또한 막내 호영의 임무다.  



해가 지기 전에 들어 갈려니 어색하다. 하지만 다들 녹초가 되어있다.  다들 말이 없어진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어쩌랴 목수의 일인 것을........    조팀장이 "뭘 먹지? "  하니  철수가 "시원한 거 먹고 들어 갑시다."  " 먹고 들어갈 상황 아닌데" 조팀장이 말한다. "씻고 나와서 먹자"  다들 동의하고 모텔로 들어갔다. 여름은 전쟁과도 같다. 하지만 여름에 건축을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사람의 한계를 느낀 적도 있지만 참 어쩌랴 다들 가족이 있고 일을 해야 먹고살 수 있으니?    



    2일 차 아침이 시작되었다. 전팀원들이 아침은 간단하게 먹는 편이라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라면과 계란을 챙기고 시원한 얼음과 물을 사서 현장에 갔다.  벌써 태양이 성질을 내고 있다. 아침인데 너무한 거 아닌가 싶다. 하지만 오늘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어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한 곳에 서서 제단 하는 사람과 달 구워진 콘크리트에 코를 박고 작업을 하는 작업자들은 죽을 지경이었다.  냉커피를 한잔하고 조팀장이 " 오늘 벽체 다 세우자!"  이렇게 말하니 철수는 "미 쳐 네"  웅이는 " 참"  이런다 반응이 좋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어쩌랴 팀장인 자리가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다.  재촉하는 팀장을 뒤로하고 작업을 시작한다.   

벽체가 조립되기 시작한다. 하늘에 구름이 살짝 가려줘 그나마 조금은  시원하다. 무거운 자재들을 손으로 옮기고 그것들을 위치에 맞게 조립해 나간다. 사실 여기서 목수들은 희열을 느낀다. 사실 아무것도 없는 콘크리트에서 이렇게 벽체를 만들고 지붕을 만들고 집을 만드는 과정이다. 가장 빠르게 이루어지는 것이 이벽체 세우는 과정이다.  이번현장은 거실을 높이는 과정이 있어 벽체 높이가 3600이 넘었다. 일반적인 벽체 높이가 2500 정도지만 이번 집은 조금 높은 편이라 목수들이 다들 고생한다.  비가 와서 현장이 늦어져 조팀장의 성화가 만만치 않다. "빨리 좀 하자! "  그런다고 일이 그렇게 빨리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꾸 괴롭힌다.   이곳에 악마는 조팀장이 아닌가?   점심을 먹고 한숨 쉬고 있는데  조팀장 전화가 요란하게 울린다. "여보세요"  "아~ ~ 네 네   알겠습니다."  

 철수가 " 형님 뭐예요?" 

" 중복될 것 같았는데 문제가 되네!"

"어디요" 

" 패시브 하우스 골조" 

"좀 기다리라고 해요!" 

" 한 달 기다렸는데 더?"  

"참"

"어쨌든  이번 현장 빨리 좀 끝내자"  

"남주라고 하든지"   내심 철수는 하기 싫은 눈치다.  

조팀장이 "잘 알면서 왜 그래  패시브 골조가 특별한 것은 없지만 시스템을 모르고 잘못시공하면 문제가 커진다는 거!   다 뜯어야 된다는 것도 알잖아"   

"네"  철수가 꼬리를 내린다.  사실 패시브라고 해도 특별한 것은 없지만 순서가 있다. 바닥 단열규정, 기밀 테이프 사용하여 마감해 주는 것 , 골조의 정확성과 품질이 아주 높아야 한다.  일반 주택에 비해 블록 작업이 3배 정도 더 들어가는 것도 특징이다. 외부와의 차단을 시켜야 하고 열회수장치의 공조 시스템이 설치되므로 골조의 기밀상 태도 유지 되어야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팀에게 일을 맡긴다.  


오후 일이 시작되었다.  


조팀장은 개인적으로 벽체가 완료되는 과정이 제일 기쁘다고 한다.   벽체를 세우고 HEAD(인방)을 달아 놓은 곳에 도면에 표기된 치수로 창문을 만들고 BRACE(가세)로 직각을 잡고, 사실 오늘이 목조주택 과정 중 가장 힘든 것이 사실이다. 쉴틈이 없이 몸을 아주 많이 움직여야 한다.  이렇게 오늘도 하루가 저물어간다.  

호영이가 " 고기 먹으러 가요" 

조팀장 " 일 많이 한모 양이네"  

" 체력도 보충하고 허기가 져서 고기 먹어요!"  

"그래 고깃집 찾아보자"   


목수들의 일상도 기초 작업을 하는 사람들과 비슷하다. 밥 먹고 일하고 밥 먹고 일하고 밥 먹고 술 먹고 자고,  집에서 생활하지 않는 사람들의 일상은 이것이 보통인 것 같다. 


    다음날 체력 보충도 되었겠다.  조팀장이 많이 서두른다. 현장 가까이 숙소를 얻은 터라 7시에 출발하는데 6시부터 서두른다.  마음이 급한 것은 알겠는데 아직 샤워도 안 했는데 빨리 나오라고 한다.  "헐~ ~ ~ ~ "   

일찍 나오니 아침 공기가 시원하다. 하지만 팀원들에 마음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구름 없는 하늘이 파랗게 웃고 있다 오늘은 얼마나 죽일 건지 어제도 녹초가 되었다. 편의점에서 라면에 김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현장에 도착하니 7시 10분!  팀장이 장비를 내리기 시작한다. 팀원들은 어쩔 수 없이 공구차에 가서 공구를 따라 내린다.  표정에는 불만이 가득하다. 어쩌랴!  7시 30분 시작이다.  " 빵!  총성(네일건 못 박는 소리)이 들린다.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벽체 위에 JOIST(장선) 작업이 시작되었다. 길이에 맞추어서 제단 된 목제로 장선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을 하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위험하다. 평지도 아니고 2700mm 높이 140Cm 폭 목재 위에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서커스 하듯 목수들이 작업을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기에 철수와 웅이가 작업을 시작하였다. 호영이는 재단된 자재를 작업하는 위치에 배치하며 일이 시작된다.  이번 집은  SHAD(외물매지붕)이지만 구조물이 상당이 많은 편이다.  일찌감치 조팀장이 계산을 하고 있다. 목조주택은 단순이 나무를 잘라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계산이 완료된 치수로 똑 같이 제단하고 시공한다. 마치 공장의 시스템이 돌아가듯 한 현장 한 현장 모든 공정은 팀장이나 부팀장이 계산하고 제단 하는 사람에게 지시하여 오차 없이 제단 시공한다. 이런 일련에 과정을 거쳐 목조주택이 완성되는 것이다. 줄자를 들고 하나하나 잘라서 붙이는 것이 아니다. 


JOIST(장선)이 거의 완료되었다. 마지막 점검을 하고 이제 작은 벽체를 작업할 예정이다. 구름이 하늘을 잠시 가려주어 한숨을 쉰다.  점심시간  배달온 음식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어쩌랴 이 시골에서 차를 타고 나가서 먹고 오면 쉴 시간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배달 음식을 먹는다.  하지만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해서 허기를 반찬으로 밥 한 끼를 비운다. 조팀장이 "오늘은 빨리 시작했으니 30분 더 쉬고 시작하자! " 아침에 뚱 했던 마음이 이제야 풀어진다.  "형님 이런 생각이었어?"  철수가 말한다. "악덕은 아니다"  "악덕 맞는 것 같은데" 웅이가 받는다.   "이것들은 이렇게 오래 있으면서 마음을 몰라"   " ㅎ ㅎ ㅎ"   유쾌하게 웃고 꿀맛 같은 휴식에 들어간다. 조금 더 쉰다고 피곤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다음 활력 조금은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오후작업은 간단하다. 제단 된 작은 벽체를 1층 벽 위에 세우는 작업을 할 것이다. 그사이에 조팀장이 서까래 재단을 한다. 이것이 오후 작업이다. 웅이는 0.1톤이다. 키도 180 이 넘는 거구가 아슬아슬하게 작업한다. 땀은 연신 옷을 적시고 태양은 한번 해보자는 기세로 내리쬐는 오후다.  일이고 뭐고 집어치우고 에어컨 바람에 방에 누워 있고 싶다.  오후 3시 건축주가 방문했다. "아니 벌써 벽이"  하며 환하게 웃는다. 손에는 시원한 커피 음료가 들려 있다. 조팀장이 "다들 내려와 건축주님이 얼음 커피 사 오셨네! "  전광석과 같이 전부 모였다. 휴식 시간이 필요한 시간이다. "잘 먹겠습니다"  다들 건축주에게 인사를 한다. 

눈치 없는 조팀장이 한마디 한다. "커피 값은 해야지"   

철수 " 형만 잘하면 돼요" 

"나 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나?"

"참"   "ㅎ ㅎ ㅎ"   얼음이 있는 커피 한잔이 사람을 이렇게 즐겁게 만든다. 

건축주  "언제쯤 골조는 끝나요? "   조팀장  "구조물이 있어서 4, 5일 정도 더 걸릴 것 같습니다. "  

"아니 그것밖에 안 걸려요!"   놀란다. 


사실 집을 짓고 있는데 건축주가 시원한 음료수나 과자를 사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몇 천 원 안 되는 것이지만 서로를 존중한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들에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건축주의 손에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고 불만 가득한 인상만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인상만 가지고 온 건축주가 다녀간 자리에는 이런 말이 오간다.   막내가 못을 박으면  " 야 아버지 못 공장 하시니!"  처음에 배울 때 나도 무슨 말인지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되었다. 의미를...     

필자는 생각한다. 건축주는 돈으로서 모든 것을 다 지불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노동력이지 정성이 아니다. 정성이 가득한 집은 행복만이 가득할 것이고 노동력으로만 지어진 집은 자신이 지불한 금액만큼 보상을 받을 뿐이다.  커피 한잔에 목수들의 정성이 따라가는 것은 우리나라 인지 상정 아닐까?  한 가지라도 더 신경 쓰고 더 꼼꼼하게 작업하는 것이다.  목조주택은 터파기부터 완공까지 2달 정도면 된다. 하루에 단돈 만원으로 그 정성이라는 놈을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딱히 없을 것 같은데......   


조금의 휴식이 지나고 맹위를 떨치던 태양이 산 정상에 가까이 가고 있다. 정리를 할 시간이다. 

"오늘도 고생했어요!  고맙습니다! "  이 말을 하고 싶었다.      



2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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