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여름이라는 위로

by 사과꽃


째애애앵 우는 듯 웃는 듯 매달리며 보채는 듯

한 여름의 매미소리

도대체 어디 있나

창 밖 하늘과 건물은 그대로인데 온통 세상을 채우는 소리

두들겨 패 듯 달려들다가 발아래로 잦아들기를 반복하니


보고 있는 게 분명한데

날 찾는 거니 그새 잊은 거니 다그치 듯

어느새 양 귓불을 올라서고 머리를 눌러오는 무게

알았다고 다 듣고 있다고 아직 해 질 녘 귀뚜리 소리보다 한낮의 너의 외침에

빠져 있으니 그렇게 내지르지 않아도 간간이 너를 기억한다고


대 비로 쓸면 마당에 곱게 결이 났으니 유년의 그 집은 흙마당이었을 거야

아침마다 아버지가 마당을 쓸었고

어느 날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내키 만한 빗자루를 가지고 마당을 쓸었는지 그림을 그렸는지

그 마당에 갑바(장판)를 깔고 콩깍지를 말리고 고구마를 말렸던 때가 이맘때였지 아마

엄마 얼굴에 주르륵 내리던 땀방울에서도 엄마 냄새가 났고 그때도 너는 그렇게 울었을 거야


째애애앵 째애애앵

고운 흙마당에서 뛰놀았던 기억이 흩어지고 작은 비로 쓸던 기억과

아주 많이 젊었을 아버지 어머니 모습도 잊었지만

그때도 그렇게나 더웠고 그렇게나 울어 재끼던 매미 너는

너무 애석해하지 말라고 아직은 나라고 여름 티를 낸다



keyword
이전 02화여름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