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3장_AI의 개입 : 화폐는 누구의 것이 되는가

프로젝트 : 부메랑 _ 수백 년 만에 다시 필요하게 된 스스로의 자각

by rio

화폐는 누구의 것이 되는가?


AI의 판단이 곧 법이 되는 순간이 머지않았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AI가 ‘위험 판별’과 ‘거래 승인’을 맡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보조 역할을 넘어 사실상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만약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와 스테이블코인이 AI 시스템과 완전히 통합된다면, 거래 승인 여부, 환전 시점, 심지어 세율 결정까지 자동화될 것이다. 이때 “누가 화폐를 소유하는가”라는 질문은 “누가 화폐 사용을 허락하는가”라는 의미로 변질된다.


종이화폐 시절에는 지갑 속 현금이 곧 소유자의 것이었다. 사용 권한은 의심 없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화폐 시대로 넘어오면서 계좌 동결, 사용 제한, 특정 목적 지정이 한 줄 코드로 가능해졌다. AI가 개입하면 이 제한은 더 이상 ‘특정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조건이 아니라, 기본값이 된다. 허용은 예외이고, 차단과 제한이 표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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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단순한 기술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다. AI가 모든 결정을 내릴 때, 인간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가’를 묻기조차 어렵다. 그 구조는 지나치게 복잡하여, 해당 분야의 전공자나 현업 종사자가 아니고서는 전모를 이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AI의 판단이 인간의 주체성을 넘어서는 순간에도, 세계 대다수의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결과를 받아들이는 자, 곧 ‘결과를 수령하는 존재’로 전락한다.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는 모순은, “내 돈인데도 내가 쓸 수 없는” 현실로 귀결된다.


이는 기술 문제를 넘어 주권의 문제다. 화폐의 발행, 유통, 가치 결정이라는 근본 권한이 소수의 ‘설계자’와 ‘소유자’만의 영역이 될 때, 우리는 더 이상 화폐의 주인이 아니다. 그 순간부터 인간은 화폐를 사용하는 존재가 아니라, 화폐에 종속된 사용자에 불과해진다.



“정치와 경제의 영역에서 무지한 다수의 침묵은, 능력 있는 소수가 권력을 독점하는 가장 편리한 조건이 된다.”

—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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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부터 계속해온 메시지는 명확하다. 판단과 책임은 반드시 주체성을 가진 인간이 짊어져야 한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그 판단과 책임의 대가로 스스로 획득한 강력한 무기다. 그러나 이 무기를 놓치는 순간, 자유는 선언문 속 문장에만 존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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