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 알베르 카뮈

by 레마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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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은 첫 문장부터 '평범함'혹은 '상식'을 거부한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사망, 명일 장례식. 근조(謹弔).' 그것만으로는 아무런 뜻도 없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소설 <이방인>의 첫 문장-


첫 문장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글을 쓸 때마다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한다. 책을 펼쳤을 때 처음 만나는 문장이 가슴을 저미는 아름다움을 줄 수도 있지만, 뒤통수를 맞는 것처럼 강력할 수도 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의 첫 문장은 강렬함을 넘어 뭐야? 하고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는 것부터가 충격인데, 그게 어떻게 어쩌면이라는 단어와 연결될까? 양로원에서 전보를 받았다는 걸로 봐서 인물은 엄마와 떨어져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엄마의 죽음을 전하는 전보를 받았는데 이렇게 담담하게 시작한다고? 만일 내가 똑같은 상황이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독자는 소설 속 인물이 나와 비슷하다고 여길 때 공감하고, 읽는다. 반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나 반응을 보면 호기심이 일어난다. 도대체 어떻게 하려는거야? 궁금해지는 순간, 그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된다. 평범하지 않은 소설의 시작은 소설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의자를 당기고, 고개를 숙이게 한다. 도대체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천천히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훅 빠져들게 만든다.


KakaoTalk_20260209_075709802_01.jpg 책상 앞에 붙어 있는 카뮈와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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