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어떵 살암시니?

by 레마누

누게?

수진이?

아고 망할년, 어떵 와 져시니?

아무것도 모르켜

눈도 컴컴하고 귀도 왁왁하고

재게 죽어지민 조켜마는

아고아고 어떵 살암신디

아무것도 모르켜

게난 니네 큰이모는 뭐햄시니

전화는 무신

저번에 와그네 지네 집이강 고치 살캔 해라마는

에구에구

게난 누게라?

수진이?

어떵와져시니?

노는 날이난 온 거라?

모르켜. 누게가 누겐지

밥은 먹어시냐?

호꼼 일찍 와시민 점심이라도 먹어실건디

오게. 아까 밥 먹었쪄.

영 살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안 허여

먹으민 잔다게.

하루가 어떵사 감신디. 왁왁허다 왁왁해.

재게 죽어지민 조켜마는

게난 어떵와서?

수진이?

니네 어멍은 죽었지이?

니네어멍 살 땐 경해도 자주 와그네

콩이여 팥이여 허멍 놀아신디

아고아고 망할년.

갈 사람은 안 가고.

게메. 그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주마는.

게난 어떵 살암시니?

가라가라 가라이.

맹심행 가라이. 오게. 가라. 이제 가라.



출처 : 픽사베이


99살의 외할머니가 요양보호시설 침대에 누워

여든이 된 큰이모를 기다린다.

삶을 통과한 할머니의 몸은

속이 들여다보이는 물고기처럼 투명했다.

할머니는 볼 때마다 작아졌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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