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The Normal Heart

'정상'이라는 말이 가지는 배타성에 대해서 요즘 들어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떤 범주를 정상이라고 지칭하고 그 이외의 것들을 '정상이 아닌 것, 비정상'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은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참으로 편리하고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폭력적이기도 하다. 2021년에 25주년 기념으로 다시 무대에 올라갔 연극 The Normal Heart는 소위 사회가 말하는 '비정상'인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극작가이자 게이 활동가였던 Larry Kramer의 자전적인 이야기로서, 1980년대 초 에이즈(AIDS)가 유행하여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음에도 '게이들의 암'이라고 일컬어지며 외면 당하던 시절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극의 초연이 올라온 지 25년이 지난 21세기 현재라고 해서 많이 달라졌을까? 코로나-19가 발생한지 만 1년만에 백신이 보급되고 타액만으로도 간편한 검사가 가능해진 시대이지만, 발병 근원지가 중국이었다는 이유로 인종 차별이 횡행하였고, 부유한 나라에서는 기한 내에 사용되지 않은 백신이 버려지는 반면 빈곤한 나라에서는 백신 1회차도 접종할 기회가 주어지기 어렵다. 심지어 작년 하반기에 유행하기 시작한 원숭이 두창도 초기에 성소수자들에게 많이 전파가 되었다고 하여 '게이병'이라고 잘못 불리우기도 했다. 전염병이 돌 때마다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다른 집단에 대한 혐오 감정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이다.

Ned라는 주인공이 Mickey, Tommy, Bruce 등의 동료들과 함께 AIDS에 대해서 알리고 의사인 Emma가 그를 도와준다. 1막은 대화 중에 농담도 섞여 있고 그리 무겁지 않은 분위기이지만, 2막으로 넘어가고 극이 전개될수록 감정이 고조되고 상황도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듯이 무대 중앙의 위쪽에 객석 2층과 비슷한 높이에 성화 같은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었는데 2막에서는 그것이 꺼져 있고 다른 조명들도 전체적으로 어두워진다. 특히 Emma가 의회에서 AIDS에 관해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장면에서는 그 외침이 간절하고 마음을 울려서 뜨거운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극 중 Emma는 소아마비를 앓고 그 후유증으로 계속 휠체어를 타고 생활한다. 2014년에 미국 방송국인 HBO에서 이 극을 TV 영화로 제작했었는데 거기서 Emma 역을 맡았던 줄리아 로버츠도 휠체어에 앉아 연기를 했다. 그런데 내가 2021년 런던의 National Theatre에서 관람했던 이 극에서는 실제로 선천성 다발관절만곡증으로 신체 장애가 있는 Liz Carr라는 배우가 연기를 했다. 주인공 Ned의 동료인 Mickey 역할을 맡은 Daniel Monks 배우도 반신마비로 계속 지팡이를 짚고 연기를 했는데 극 중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대본집과 프로그램북도 살펴 봤는데 캐릭터 자체는 비장애인이었는데 그와 상관없이 캐스팅을 한 것 같았다. 검색해 보니 두 분 다 배우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들이었다. 배우들까지도 극의 제목 및 주제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느껴졌다.

이 공연을 올린 National Theatre는 Waterloo역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 템즈강을 마주보고 있어서 인터미션에 테라스에 나가서 보는 경치가 좋았다. 특히 가을밤에 선선한 바람을 맞으면서 런던의 화려한 불빛들을 보고 있으려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대본집과 프로그램북에 W.H.Auden의 시 September 1, 1939가 적혀 있었는데 The Normal Heart라는 제목은 여기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The windiest militant trash

Important Persons shout

Is not so crude as our wish:

What mad Nijinsky wrote

About Diaghilev

Is true of the normal heart;

For the error bred in the bone

Of each woman and each man

Craves what it cannot have,

Not universal love

But to be loved alone.


All I have is a voice

To undo the folded lie,

The romantic lie in the brain

Of the sensual man-in-the street

ANd the lie of Authority

Whose buildings grope the sky:

There is no such thing as the State

And no one exists alone;

Hunger allows no choice

To the citizen or the police;

We must love one another or die.


New Normal 이라고 불리는 이 시대를, 나중에 예술 작품들에서 어떻게 그려내게 될 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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