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결별을 선언하다

by 김태상

매니저는 팀원을 선발하고, 필요한 교육을 시켰다. 팀원은 입사해서 매니저에게 교육을 받고, 습득한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을 만났다. 매니저는 평균 넉 달에 한 명꼴로 신입 팀원을 영입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팀원을 영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매니저가 심사숙고한 결과였다. 그는 입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터뷰 기회를 쉽게 주지 않았다. 그전에 그는 개별적으로 여러 차례 그들을 만났다. 그들을 만나서 그가 주의 깊게 관찰한 점은 바로 그들의 성향이었다. 성향이란 기질과 성격이 드러나는 양상으로 향후 매니저를 애먹이고 조직에 폐를 끼칠 만한 좋지 못한 습관이 있느냐를 판단하는 좋은 근거였다.


매니저의 이런 성향 테스트에서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은 사람들만이 입사 인터뷰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인터뷰에서도 성향 테스트는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인터뷰를 맡은 매니저 그룹은 여러 상황을 설정하여 이런 경우 당신은 보통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그리고 성향과 관련해 일을 수행하는 자세가 적극적이고 계획적인가, 혹은 주어진 일만 그럭저럭 해 나가는 스타일인가를 파악했다.


이러한 과정을 가까스로 통과해 갓 입사한 팀원은 그야말로 온순한 양이었다. 새로운 일을 하게 될 때 흔히 갖게 되는 비장한 각오만이 그가 가진 전부였다. 그걸로 충분했다. 그는 아직 자기가 하게 될 일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교육할 매니저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매니저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만큼 열의와 성의를 다해 신입 팀원을 교육했다. 필요한 기본 지식(Knowledge)과 그것을 적절하게 응용할 수 있는 기술(Skill)은 물론 세일즈맨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Attitude)와 습관(Habit)에 관해서도 잊지 않고 주지시켰다. 이 네 가지는 캐쉬(KASH)라는 말로서 어떤 일을 수행함에 있어 항상 자기 자신을 체크하는 중요한 항목이었다.


매니저는 그것도 모자라 영업 첫 삼 개월 동안 신입 팀원과 함께 시장을 찾아다녔다. 팀원이 제대로 상담을 못해 곤경에 처하면 매니저가 재빨리 지원에 나섰다. 돌아오는 길에서도 매니저는 잘못된 상담에 대해 복기를 해가며 교육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매니저와 팀원은 언제나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입 팀원의 머리는 놀라울 정도로 빨리 커갔다. 매니저로부터 전수 받은 지식과 기술은 몇 개월 고객들을 만나면서 더욱 견고해지고 더욱 완벽해져 갔다. 급기야 신입 팀원은 매니저에게 결별을 선언했다.

“매니저, 당신은 이제 현장감을 잃었어. 지금 시장은 당신이 예전에 누비고 다녔던 그런 시장이 아니야.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그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그만큼 고객은 하루가 다르게 약아지고 있단 말이야. 그러니 이제는 안녕.”


지식과 기술에 관한 그들의 싸움은 첫날 매니저가 이겼고, 둘째 날은 비겼고, 셋째 날은 더 이상 신입 팀원이 아닌 그가 이겼다. 매니저는 아니꼽지만 다 자란 팀원이 주장하는 의견을 존중해 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 한마디는 절대 잊지 않고 팀원에게 일러두었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잘해보라고. 하지만 이 말만은 잊지 말라고. 언제나 백 투 더 베이식! (Back to the basic!)."


그래도 다행스럽게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세에 있어서는 매니저와 팀원들 사이에 큰 이견은 없어 보였다. 팀원마다 비록 느끼는 강도는 약간씩 달랐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해내고 있다는 세일즈맨으로서의 자부심만은 강하게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회사의 창업이념과 미션을 일에 대한 사회적 소명의식으로 받아들여 철저하게 준수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고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성취감도 그만큼 크게 느낄 수 있었다. ‘기회는 평등하게, 그러나 기회의 결과는 공평하게’라는 회사의 보상 시스템은 팀원들의 수입 격차를 갈수록 크게 만들었지만, 그것은 불만의 조건이기보다 강한 목표의식의 조건으로 받아들이기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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